'정전 70주년'…경기도, "DMZ서 더 큰 평화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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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임봉재 기자
입력 2023-12-0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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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MZ서 오픈 페스티벌, 평화문학축전 등 다양한 행사 열어'

  • '중립국감독위원회 보관 중인 정전협정서 전달받아'

경기도 북부청사사진경기도 북부청
경기도 북부청사[사진=경기도 북부청]

경기도는 올해 정전 70주년을 맞아 평화를 기원하고, DMZ(비무장지대)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다양한 기념행사를 열었다고 4일 밝혔다.

올해 5~11월 DMZ 오픈 페스티벌 기간 평화 걷기, 전시회, 음악제 등의 행사를 열었고, 특히 DMZ에서 연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평화문학축전 등 행사에 전 세계에서 방문객이 찾았다.

7월에는 스위스 중립국감독위원회에 70년 동안 보관 중이던 한국전쟁 정전협정서 소장본을 무상 임대 형식으로 건네받으면서 전쟁의 참상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가졌다.

DMZ는 한국전쟁의 상처를 오롯이 간직한 곳으로, 평화를 논의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곳이자 의미가 큰 장소다.
 
DMZ 오픈 페스티벌…생태‧평화‧문화‧관광 가치 제고
경기도는 올해 'DMZ 오픈 페스티벌'을 기존 예술제 중심의 렛츠 DMZ(Let's DMZ) 행사를 확대해 다양성을 갖춘 종합축제로 열었다.

경기 북부 발전 기여, 정전 70주년 평화 이슈 확산, DMZ 생태 보전 방안 도출 등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취지에서다.

이를 위해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를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민관 협력 조직위원회를 구성했다.

'더 큰 평화를 이야기하다'란 주제로 5월 DMZ 평화 걷기 대회를 시작으로 11월 국제음악제로 막을 내릴 때까지 7개월의 대장정을 마쳤다.

'DMZ 평화 걷기 대회'는 DMZ 오픈 페스티벌의 포문을 연 행사로, 주한 외국 대사, 북한이탈주민 등도 참여해 민간인 통제선 내부를 걸으며 DMZ의 생태‧평화적 가치를 체험했다.

걷기 대회는 DMZ 전시회 등 예술·전시, 에코피스포럼 등 학술 분야와 휠체어 농구대회 등 스포츠 행사로 진행됐다.

걷기 대회 시작에 맞춰 수원역에서 도라산역까지 연결해 준 평화열차도 일시적으로 운행됐다.

DMZ 전시회인 체크포인트는 파주와 연천에서 진행됐으며, 27명의 국내‧외 현대 작가들이 참여해 분단 상황과 접경지역을 바라보는 관점을 예술로 표현했다.

에코피스포럼에서는 DMZ 생태 복원 방안과 남북 관계 개선 방안을 비롯해 경기 북부가 새로운 평화 전략 지역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동연 지사는 포럼에서 아시아에 없는 유엔 사무국을 생태와 평화의 상징인 DMZ 인근에 유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유엔 제5사무국 유치를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경기도는 DMZ 오픈 페스티벌 기간 16만명이 DMZ 일대를 방문한 것으로 집계했다.
 
세계 예술인 평화 선언하다…예술 통해 피어나는 '더 큰 평화'
DMZ 오픈 페스티벌에 참여한 예술인들이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아 평화를 선언했다.

지난 7월 국내·외 예술인 200여명은 파주 임진각에 모여 '2023 세계 예술인 평화 선언 행사'를 열고 닐루파르 무히디노바의 바이올린 연주에 맞춰 '한반도 평화선언문’을 낭독했다.

그래피티 작가 레오다브의 작화와 아트 피스(ART PEACE)의 카드섹션 등의 평화 선언 퍼포먼스를 통해 한반도 전쟁을 반대하고, 예술로서 평화를 다짐했다.

또 경기도는 9월에 제15회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가 열어 54개국 총 148편의 국내·외 다큐멘터리를 상영했다.

경기도는 이번 영화제를 통해 차별, 혐오 등 전 지구적 문제를 응시하고, 해법을 찾고자 했다.

영화제 국제경쟁 부문에서 실뱅 조지 감독의 '어두운 밤 : 어디에도 없는'이 대상을 차지했다.

이 작품은 '어두운 밤-들풀'의 후속편으로, 아프리카와 유럽을 잇는 육로 국경을 넘으려는 이민자들을 소재로 해 난민과 이주란 지금 시대의 중요한 화두를 제기했다.

경기도는 10월에는 파주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2023 DMZ 평화 문학 축전'도 열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를 비롯해 국내·외 문학 작가 49인이 방문해 문학 포럼, 낭독, 평화 선언을 위한 작가 회의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와의 대화에 참석한 르 클레지오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을 언급하며 전쟁 시대에서 예술이 버팀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학 포럼 등에서는 '지구의 위기와 작가의 역할' 등 4개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평화를 위한 선물'…중립국감독위원회 정전협정서 전달
경기도는 정전과 관련해 의미 있는 선물도 받았다.

지난 7월 6·25 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70년 만에 중립국감독위원회가 보관하고 있던 정전협정서 소장본(영문)이 무상 임대 형식으로 경기도에 전달됐다.

정전협정서는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 정의, 정전의 구체적인 조치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1권 협정문과 2권 지도로 구성돼 있다.

복사본이긴 하지만 중립국감독위원회에서 오랜 기간 보관해 온 정전협정서이기에 역사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경기도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정정협정서 본문과 지도를 함께 갖춘 유일한 기관이 됐다.

소장본은 현재 캠프 그리브스 내 갤러리그리브스 전시관에 전시돼 있다.

김동연 지사는 지난해 '2022 DMZ 평화 걷기 대회'에서 "DMZ를 한반도 긴장 완화를 넘어 경제, 교육, 문화 등 모든 면에서 동북아 평화, 세계 평화 실현의 중심으로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말한 데 이어 올해 9월 '2023 에코피스 포럼'에서 "DMZ는 생태와 평화가 같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인간이 관여하지 않음으로 다시 회복력이 살아나는 독특한 곳"이라며 DMZ의 생태·평화적 가치를 강조해 왔다.

경기도 관계자는 "DMZ는 이제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내년 경기도가 추진하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현실화되면 DMZ는 전 세계 하나밖에 없는 평화와 생태의 성지는 물론 경기 북부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끄는 중심지로 변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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