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낮추고 용량 늘렸더니 판매 쑥...'역슈링크 제품'에 소비자 호응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남라다 기자
입력 2023-12-04 18:1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슈링크플레이션 소비자 반감 역이용

  • 매출 늘고 알뜰족도 잡아 '일석이조'

모델이 GS25가 물가 안정 콘셉트로 기획한 PB 라면 유어스면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GS25
모델이 GS25가 물가 안정 콘셉트로 기획한 PB 라면 '유어스면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GS25]
유통업계에 '역슈링크플레이션(역(逆)+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가격은 그대로 두고 용량은 늘리는 것)' 바람이 거세다.  

고물가 상황 속에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의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알뜰 소비족을 겨냥해 매출 증대 효과까지 노리는 분위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 업계는 식품 업계와 손잡고 '역(逆)슈링크' 제품을 선보여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GS25는 지난달 21일 라면 업체인 팔도와 손잡고 물가 안정 콘셉트로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유어스면왕(면왕)'을 출시했다. 판매 결과, 출시 당일 기준으로 면왕은 전체 용기면 50개 제품 가운데 판매 순위 8위에 등극했다. 팔도의 '참깨라면'을 한 단계 따돌렸다. 이는 면왕이 출시한 지 2주 만에 거둔 성적이어서 의미가 크다. 7위는 농심의 '새우탕면'이다. 이는 가성비를 앞세워 소비자를 공략한 결과다. 면왕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일반 용기면 소컵(86g)보다 중량은 22% 이상 늘린 105g, 가격은 990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일반 용기면과 비교했을 때 최저 가격이다. 
 
이마트24가 선보인 더빅 삼각김밥을 모델이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마트24
이마트24가 선보인 '더빅 삼각김밥'을 모델이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마트24]

이마트24도 역슈링크 제품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일반 삼각김밥(100~110g)보다 용량을 50% 늘린 '더빅 참치마요 삼각김밥(150~160g)'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일반 삼각김밥의 매출 성장률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10g당 가격을 환산하면 더빅 삼각김밥이 일반 삼각김밥 대비 더 저렴했다. 실제로 통상 일반 삼각김밥은 편의점 가격으로 1100원에 형성돼 있다. 이를 최대 용량인 110g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10g당 일반 삼각김밥의 가격은 100원 수준이다. 반면 더빅 심각김밥(최대 용량 160g 기준)의 10g당 가격은 9.4원으로 일반 삼각김밥에 비해 싼 것으로 나타났다. 

CU도 경쟁에 가세했다. CU는 지난달 24일부터 맥주업계 1위인 오비맥주와 협업을 통해 '스파이시 BBQ 롱소시지'를 판매 중이다. 스파이시 BBQ 롱소시지는 소시지에 핫소스의 매콤함이 가미된 상품으로, 일반 소시지(60~70g) 대비 최대 30g 중량을 늘렸다. 판매 가격은 2500원으로, 같은 중량의 CJ제일제당의 '맥스봉 빅소시지'(3900원)와 비교해도 1400원 저렴한 수준이다. 
 
가격은 그대로 놔두고 용량을 늘린 남양유업의 초코에몽 제품 사진남양유업
가격은 그대로 놔두고 용량을 늘린 남양유업의 초코에몽 제품. [사진=남양유업]
식품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30일 '초코에몽 테트라형' 제품의 용량을 10㎖ 늘려 190㎖로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1400원으로 그대로 유지했다.

이처럼 역슈링크 현상이 가속화하는 것은 가격은 그대로 놔두고 크기와 용량을 줄여 가격 인상 효과를 얻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반작용 현상으로 해석된다.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고 정부마저 감시를 강화하자 역슈링크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슈링크플레이션으로 이익을 취하려는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이 큰 만큼 역슈링크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업체들이 생겨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 관심을 끌면 매출까지 성장할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