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닭갈비는 채소·육류 등으로 원재료가 구성돼 냉장·냉동 보관이 가능해 유통 보관이 편리한 데다 조리도 간편합니다. 중국 위즈차이(預制菜) 시장 진출해 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리경호 중국 농업농촌부 식품영양발전연구소 연구원이 5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주최로 열린 한중농업포럼 주제발표에서 중국 위즈차이 시장 성장 잠재력이 크다며 이렇게 말했다. 위즈차이, 미리 제조된 음식이란 뜻으로 우리나라에선 밀키트(반조리 식품)라고 부른다.
리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외식 활동 제한으로 위즈차이에 대한 선호도가 급증하면서 중국 위즈차이 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당중앙이 올해 처음 발표한 문건, 이른 바 중앙 1호 문건에도 위즈차이가 처음 등재됐다. 중앙 1호 문건은 그해 중국 공산당이 최우선으로 다룰 핵심 국정과제를 담은 것이다. 문건에는 “청정채소, 중앙주방 등 위즈차이 산업의 표준화·규범화 수준을 높여 육성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 정부가 나서서 위즈차이 산업을 제도화 발전시킬 것이란 이야기다.
그동안 주로 B2B(기업간거래) 경로로 유통되던 위즈차이는 코로나19를 계기로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경로로도 확장됐다. 리 연구원은 “현재 위즈차이 제품의 주력 소비층은 1, 2선 도시에 거주하는 20~30대 젋은 기혼층”이라며 특히 쓰촨·광둥 요리처럼 지역 특색을 담은 데다가 조리도 간편한 요리가 위즈차이 제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 연구원이 춘천 닭갈비도 중국에 진출해볼만하다고 이야기한 배경이다.
중국 아이미디어 컨설팅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위즈차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1.3% 성장한 약 4196억 위안(약 76조9000억원)에 달했다. 중국 위즈차이 관련 기업 수도 7만5900곳에 달했다. 리 연구원은 "2026년에는 시장 규모가 1조 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특히 현재 중국내 위즈차이 보급률은 고작 10%로, 일본의 60%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며 “중국 위즈차이 시장이 최소 연간 20%씩 성장해 장기적으로는 3조 위안(약 550조원)까지 팽창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앙 1호 문건을 기초로 중국 정부도 위즈차이 산업 지원에 적극적이다. 위즈차이의 배송 과정에서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콜드체인 물류 등과 같은 인프라도 빠르게 구축하고 있는 것. 또 각 지방정부도 지역 특색에 맞는 위즈차이를 지원하고 있는데, ‘미식의 고장’이라 불리는 광둥성이 대표적이다. 리 연구원은 “광둥성은 위즈차이 산업 발전 10개 조항을 발표할 정도로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 연구원이 위즈차이 제품과 함께 중국 식품 시장에서 전도유망한 제품으로 본 것은 기능성 식품이다. 중국인의 소득 수준 제고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덕분이다.
리 연구원은 2016년부터 중국 기능성식품 시장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해는 2197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중국내 기능성 식품 보급률도 20%로,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인만큼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일반약품도 슈퍼·온라인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가 가능해 유통경로가 다양한 것도 기능성 식품 발전의 긍정적 요인 중 하나다. 리 연구원은 현재 미국·호주 등지의 세계 유명 글로벌 기업들이 비타민류·오메가·소프트캡슐·칼슘보충제·단백질분·콜라겐 등 중국 기능성 식품 시장에 뛰어들면서 수입산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높다며 한국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 기능성 식품은 기능성 일반식품과 보건식품으로 구분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리 연구원은 짚었다. 약식동원(藥食同原)식품과 같은 기능성 일반식품은 중국 정부에서 일반식품에 사용 가능한 물질로 지정한 중약재를 원부재료로 하는 식품으로, 별도로 신고 등록할 필요가 없다. 반면, 일반식품에 사용이 불가능한 중약재 물질을 사용한 보건식품은 등록 후에만 중국으로 수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리 연구원은 특히 오미자 엑기스를 예로 들었다.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에선 오미자를 보건식품으로 분류해 등록 후에만 수출이 가능하다며 중국 수출 시 이러한 사항을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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