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16의 배터리를 인도에서 제조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도의 대중국 빗장이 애플의 공급망 다각화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의 소식통 2명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부품 공급업체들에 아이폰16용 배터리를 인도에서 조달하는 안을 선호한다고 통보했다. 또 다른 소식통 3명은 애플이 아이폰 배터리를 공급하는 중국 데사이에 인도에 새 공장을 세울 것을 장려 중이라고 말했다. 대만 배터리 회사 심폴로 테크놀로지 역시 인도에서 생산 규모를 확대해 달라는 애플의 요청을 받았다.
애플 관계자는 “아이폰16의 배터리 공급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애플은 아이폰 배터리 생산을 인도로 더 많이 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중 무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애플은 공급망 다각화를 위해서 인도를 주시하고 있다. 라지브 찬드라세카르 인도 전자정보기술부장관은 최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애플의 일본 공급업체인 TDK가 인도산 아이폰에 사용될 배터리 셀을 생산하기 위해 하리아나주에 신규 생산 시설을 건설 중이라고 알렸다. 데사이와 심폴로테크놀로지는 TDK가 생산한 전기 셀을 패키징한다.
인도 정부가 자국에 휴대폰, 배터리 등의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서 정부 인센티브를 내건 ‘메이크 인 인디아’를 추진하는 점도 애플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애플의 최대 공급업체인 폭스콘은 인도에 신규 생산 시설을 짓기 위해 15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다.
그러나 전문가와 현지 관계자들은 중국 부품들이 인도에 생산 시설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도군과 중국군의 교전으로 인도군 20여명이 사망한 2020년 라다크 교전 이후 인도는 중국 기업들에 빗장을 걸어 잠갔다. 인도 정부는 외국인 직접투자 정책 프레스노트3를 통해 국경을 맞댄 국가들에 한 해 인도에 투자할 경우 중앙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했다.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중국 등이 인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나, 이 조치는 사실상 중국의 대 인도 투자를 겨냥한 것이란 게 중론이다.
인도는 지난 1년 간 애플의 중국 부품 공급업체들이 현지 합작 파트너를 확보할 때만 인도 내 사업장 설립을 허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현지 관리는 “데사이의 인도 확장과 관련해 듣긴 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중국인들은 문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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