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인 선수 최초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골든 글러브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뤄낸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수가 과거 키움 소속이었던 전 야구 선수 후배와 법적 다툼을 벌이게 됐다는 소식이 알려져 여론이 발칵 뒤집힌 가운데, 김 선수가 법률대리인을 통해 8일 공식 입장을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김하성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최선은 "상대 선수는 2021년 당시 김하성이 군인 신분인 점을 이용해 협박하며 합의금 명목의 돈을 요구했다"며 "김하성은 직·간접적으로 연락하거나 불이익한 모든 행위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돈을 지급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도 상대 선수는 김하성에게 또 연락하는 등 합의사항을 위반했다"고 밝히며 김하성은 추가 피해를 방지하고자 형사 고소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합의 위반에 따른 민사 소송과 가압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한국 야구대표팀에서 금메달을 딴 김하성은 그해 12월 예술체육요원으로 훈련소에 입소했다. 예술체육요원은 3주간 기초군사훈련만 받으면 2년 10개월 동안 본래 생업에 종사하며 대체 복무를 인정받을 수 있다. 다만 이 기간에 법적 문제를 일으키면 현역병으로 다시 복무해야 할 수도 있다. 이번 법적 다툼의 시발점이 된 사건이 벌어진 시기인 2021년은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첫해이기도 하다.
후배 선수로 알려졌던 인물은 2015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 투수로 입단했던 전 프로야구 선수 임혜동(27)으로, 프로 첫해인 2015년 퓨처스(2군)리그에서 7경기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10.45의 성적을 남긴 바 있다. 2016년엔 2군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고, 결국 1군에 데뷔하지 못한 채 그해를 끝으로 팀을 떠났다. 임혜동은 구단에서 방출된 이후에도 김하성을 비롯한 키움 선수 몇몇과 사적으로 관계를 이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김하성이 후배 선수에게 공갈과 협박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임혜동은 직접 방송 인터뷰에 나와 "(김하성이) 술만 먹으면 상습적으로 폭행했다"며 "2년 동안 연락을 한 적이 없고 금전 요구나 이런 것들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임씨는 김하성에게 폭행당한 증거라며 얼굴과 목 등에 상처를 입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법무법인 최선은 "김하성이 일방적으로, 상습적으로 상대 선수를 폭행했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대 선수는 본인 주장이 사실이라면 정식으로 고소장을 제출하라"며 "김하성은 성실히 결백함을 밝힐 것이며, 허위 내용 고소에 대해서는 무고의 책임을 철저히 묻겠다"고 밝혔다. 또한 "허위의 사실과 조작된 증거 사진을 언론에 제보한 행위는 추가 고소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측 입장이 극명히 엇갈리는 가운데 경찰은 향후 피고소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필요시 양측 대질 조사도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