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금액이 100만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 추세 속에 최근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하는 데 이어 월세까지 오르면서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도 커지는 모습이다.
11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신고된 아파트 월세(보증금 제외) 계약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거래된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금액은 102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년 전인 2021년 평균 90만원에 비해 12만원(13.3%) 오른 수치이며, 집값이 하락 추세로 전환한 지난해 98만원에 비해서도 4만원이 뛰었다.
월세 금액이 상승한 것은 올해 전셋값이 오른 데다 고금리 여파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전월세전환율이 동반 상승한 영향이 크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2021년 평균 4.1%에서 지난해 4.3%로 올랐고, 올해 들어서는 평균 4.7%로 올랐다.
전세사기 여파 등으로 보증금 반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고액 전세 임차인들이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린 영향도 있었다.
특히 100만원 초과 고액 월세 비중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100만원 이하 월세 비중은 2021년 71.7%에서 지난해 68.3%, 올해 들어선 11월까지 66%로 감소했다.
반면 2021년 28.3%였던 100만원 초과 월세 비중은 지난해 31.7%에서 올해 34%로 상승했다. 올해 계약된 월세 임차인의 3분의1이 월 100만원 이상의 임대료를 지불한 것이다. 특히 최근 3년간 500만원 초과 초고가 월세 비중은 큰 변화가 없는 데 비해 100만원 초과 500만원 이하의 비중은 2021년 27.6%에서 지난해 30.8%, 올해는 33%로 확연하게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구별로는 용산구의 평균 월세가 208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한남더힐 등에서 고액의 월세 계약이 많은 영향으로 보인다. 또 아크로리버파크, 반포자이 등 고가주택이 많은 서초구가 평균 176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고, 아크로서울포레스트, 트리마제 등 고가 주상복합아파트에서 고액 월세 계약이 발생한 성동구가 172만원, 이어 강남구 156만원의 순으로 높았다.
수도권 아파트로 범위를 넓혀도 비슷한 흐름이다. 올해 11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월세 금액은 75만원이었다. 이는 2021년 67만원, 지난해 73만원에서 소폭 오른 것이다.
월세 부담이 커지자 월세를 전세로 돌리려는 수요가 늘면서 전세 비중은 커지고 월세 비중은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52.4%까지 치솟았던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올해 1월 44.8%로 감소한 뒤 지난 11월에는 연중 최저 수준인 36.3%로 떨어졌다. 월 기준으로는 2021년 5월(32.8%)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저다. 연평균으로도 2021년 39.6%였던 월세 비중은 지난해 43.9%로 늘었다가 올해 들어서는 11월까지 40.9%로 감소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100만~500만원 이하의 월세 비중이 커졌다는 것은 일반적인 도시 근로자들의 월세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라며 "현재와 같은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월세의 부담도 덩달아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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