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중앙은행(BoJ)이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을 곧 폐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엔화가 4개월 만에 100엔당 900원대로 반등했다. BoJ가 금리 인상에 나서면 엔화 가치는 900원대 중후반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엔화 막차'에 탑승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개인투자자들은 연초 이후 TIGER 일본엔선물 상장지수펀드(ETF)에 119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개인 순매수 규모(140억원)와 비교하면 9배 가까이 증가했다.
엔화 가치 반등과 일본 주가 상승에 동시에 베팅하는 TIGER 일본니케이225, ACE 일본Nikkei225(H)에도 투자금이 집중되고 있다. TIGER 일본니케이225에는 연초 이후 투자금 1920억원이 유입됐다.
이날 장중 기준 원·엔 환율은 전일 대비 2.24원(0.25%) 상승한 100엔당 904.35원에 거래됐다. 원·엔 환율은 지난 11월 16일 858.38원으로 떨어지면서 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엔 환율은 한 달 가까이 800원대를 유지하다 약 4개월 만에 반등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엔·달러 가치가 동반 상승하면서 일본 거래소에 상장된 미국 주식과 채권도 꾸준히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은 아이셰어스 미국채 20년물 엔화 헤지 ETF’다. 해당 상품은 개인투자자들이 4억2494만 달러(약 5584억원)어치를 매집하며 순매수 종목 1위에 올랐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50위 상위 종목 중 일본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미국 주식, ETF, 채권 등 상품은 10개 정도로 집계된다. 순매수 규모는 약 4억9745만 달러(약 6540억5863만원)로 두 달 단위로 두 배씩 급증하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상위 50위권 전체 순매수 규모는 약 7억4194만 달러(약 9752억원)다. 이 중 3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자금이 미국 채권과 스탠더드푸어스(S&P)500 등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에 투자되고 있다.
BoJ는 오는 18~19일 올해 마지막 금융정책결정회의를 개최한다.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4월 중으로 일본은행이 0.1~0.1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하장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이 점진적으로 통화정책 긴축화에 나설 것에 대한 기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기대감을 종합했을 때 엔화 강세에 베팅할 시기"라며 "엔화 약세 현상은 마무리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 원·엔 환율은 930원대까지 오를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BoJ가 긴축 정책을 편다면 원·엔 환율은 100엔당 930원 정도까지 오를 것”이라며 “강력한 조치가 나온다면 97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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