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의장국 아랍에미리트(UAE)가 13일(현지시간) 새 합의문 초안을 발표했다. 향후 10년 안에 화석연료 전환을 시작하고, 재생 에너지를 2030년까지 3배 확대하는 방향을 명시했다. 합의문에 이러한 문구가 들어간 것은 COP28의 30여년 역사상 처음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COP28은 같은 날 본회를 통해 합의문 채택을 목표로 한다.
새 합의문 초안은 ‘2050년까지 넷제로(온실 가스 실질 배출량 0)를 달성하기 위해 과학에 기초한 정의로우며 질서 있는, 공정한 방식으로 에너지 시스템에서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중동 산유국들의 입김으로 인해 합의문에서 화석연료 언급 자체를 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기존 초안보다 진일보한 수준이다.
이 합의문이 채택된다면 전 세계 에너지의 80%를 차지하는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에 처음으로 합의하는 것이 된다. 로이터는 합의문 초안이 채택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에 본회의가 열릴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합의문은 약 200개 참가국의 동의를 얻어야 최종 채택된다.
에스판 바스 에이데 노르웨이 기후 및 환경부 장관은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해 이렇게 명확한 문구를 중심으로 전 세계가 단결한 것은 처음"이라며 "모두가 알고 있지만 모르는 척 하는 문제였다. 마침내 우리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게 됐다"고 말했다.
일부 정부는 화석연료 퇴출을 주장했지만, 사우디 등 중동 산유국들은 이에 항의했다. 하이탐 알가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은 이달 초 회원국 및 동맹국에 보낸 서한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아닌 화석연료 형태의 에너지를 겨냥한 그 어떤 문구도 석유 생산자들이 선제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산유국들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포집하고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을 통해 화석연료가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없앨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탄소 포집에 드는 높은 비용으로 인해서 관련 기술이 확산되지 않아, 산유국의 주장은 아직 입증되지 않은 상태이다.
익명의 소식통들은 사우디아라비아가 화석연료에 반대한다는 표현에 완강히 반대했다고 말했다. 또한 OPEC과 비(非) 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회원국들 역시 해당 표현에 완강하게 저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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