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내후년 합계출산율이 0.6명대까지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망자가 출생아 수보다 더 많은 인구 자연감소 현상이 심화돼 2041년에는 총인구가 5000만명을 하회하고 2072년에는 1960년대 수준인 3017만명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14일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장래인구추계: 2022~2072년' 자료를 발표했다. 그간 인구추계는 5년 주기로 발표됐지만 급격한 인구 구조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2~3년 주기로 단축됐다.
우리나라 인구는 2022년 기준 5167만명이다. 이미 2020년 5184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등락 중이며 2024년 5175만명을 마지막으로 줄곧 내리막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는 '데드 크로스' 현상은 2020년부터 시작됐다.
내후년 이후부터는 인구가 줄어드는 속도가 더 빨라진다. 인구성장률은 2025년 이후 10년간 연평균 0.16% 수준으로 줄고 이후 감소 속도가 더 빨라져 2072년에는 1.31% 감소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통계청은 출산율, 기대수명, 국제순이동을 중간 정도로 설정한 중위 추계 시나리오에서 국내 총인구가 2041년 4985만명을 기록하며 5000만명 이하로 내려간 이후 2072년 3622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저출산 상황이 더 심화되거나 기대수명과 국제순이동이 낮은 수준을 나타내는 저위 추계 시나리오에서는 당장 내년부터 10년간 연평균 19만명의 인구가 줄면서 2072년에는 3017만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앞으로 50년 뒤 총인구가 1967년 수준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저출산 기조가 심화되면서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앞서 2년 전 통계청 추계에서는 연간 출생아 수가 20만명을 하회하는 시점을 2055년으로 봤다. 하지만 이번 추계에서는 이보다 3년이나 앞당겨져 2052년부터 10만명대 출생아 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앞선 추계에서는) 코로나19 회복으로 2022년부터 혼인이 늘 것으로 예상했지만 혼인율이 감소했다"며 "그 결과 지난 추계에서는 합계출산율 최저가 2024년 0.7명이었으나 이번 추계에서는 2025년 0.65명으로 1년 늦어지고 더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고령화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인구 중위연령은 2072년 63.4세까지 높아진다. 중위연령은 전체 인구를 연령순으로 나열할 때 한가운데에 있는 사람의 나이를 뜻한다. 지난해 44.9세였던 중위연령이 50년 만에 20살 가까이 올라가는 셈이다.
이 여파로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돌봐야 할 유소년이나 노인 수를 나타내는 총부양비는 2058년에 100명을 넘어서고, 2072년에는 119명까지 늘어난다. 부양인구 대부분은 노인이다. 2072년 유소년부양비는 14.3명 수준이나 노년부양비는 104.2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