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의 소비지표가 시장의 기대만큼 개선되지 못했다. 중국 최대 규모 할인 행사인 광군제(11월 11일)에도 중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은 것이다. 고용·소득의 선행지표인 산업생산은 전망을 뛰어넘으며 선전했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로 투자지표가 역성장을 이어가면서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웠다.
광군제 불구 소매판매 기대만큼 반등 못해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월 소매판매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10.1% 증가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전달(7.6%)보다 증가 폭을 크게 확대했으나 시장 전망(12.2%)은 밑돌았다.우선 광군제 판매가 부진했다. 광군제는 온라인 판매를 위주로 하는데, 11월 온라인 소매판매가 전체 소매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6%로, 지난해 동기 (35.2%)보다 1%포인트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기저 효과까지 감안하면 더욱 저조한 성적이라는 평가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겨울철 호흡기 질환 증가로 오프라인 활동이 제한됐을 수 있다”면서도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소비 회복세가 둔화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산업생산 선전했으나 기저효과 덕...투자는 '암울'
같은 달 산업생산 증가율은 6.6%로 집계됐다. 전달(4.6%)은 물론 시장 전망(5.8%)도 크게 웃돌면서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다만 역시 낮은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다고 차이신은 짚었다. 소비·수출과 함께 중국 경제의 3대 엔진으로 불리는 투자 지표는 여전히 암울하다. 1~10월 누적 고정자산투자는 지난해 동기 대비 2.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달과 같은 수준으로 시장 전망(3%)을 넘지 못했다.
전체 투자의 약 20~30%를 차지하는 부동산 투자가 9.3% 줄어든 영향이 크다. 지난해 -10.0까지 고꾸라진 부동산 투자는 1~2월 -5.7%까지 반등했으나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맥쿼리그룹의 래리 후 중국경제 책임자는 “11월 중국 경제가 확실히 소매판매와 부동산 부문에서 더욱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도시조사 실업률은 5.0%로 3개월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7월부터 발표가 중단된 청년실업률은 이달에도 발표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공개된 데이터인 중국의 6월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21.3%까지 치솟았다.
최대 규모 유동성 주입했으나 "추가 부양책 필요해"
인민은행은 이날 1년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한 공개시장조작으로 1조4500억 위안의 자금을 시중에 풀고, 종전과 동일한 금리인 2.50%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조치다. 이달 중 만기가 도래하는 MLF 대출이 6500억 위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순유입되는 자금은 8000억 위안이다. 월간 유동성 공급 규모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아울러 인민은행은 이날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거래를 통해 500억 위안의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했다.
다만 유동성 주입만으로는 경기 회복에 한계가 있어 추가적인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의 루이스 쿠이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나 투자 의지가 없다면 유동성을 늘리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더 많은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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