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한국시간) CNBC 방송, CBS 방송 등에 따르면 MSC는 "선원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안전할 때까지 MSC 선박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일부 항로는 희망봉을 경유하도록 경로가 변경된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항로 변경에 며칠 정도 일정이 늦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MSC는 세계 최대 해운 컨테이너 운용사로 17.5%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최대 운용사라는 점에서 세계 무역의 바로미터로 읽히기도 한다.
글로벌 해운기업 머스크(Maersk)도 홍해를 통한 운항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어제 머스크 지브롤터 관련 공격에 따라 우리는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머스크 선박이 홍해를 통과하는 것을 중지하도록 지시했다"며 "해당 지역 상선에 대한 공격이 우려되며 선원들의 안전과 보안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머스크도 홍해 대신 아프리카 우회를 선택하기로 했다. 머스크는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를 우회하는 경로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컨테이너 시장 점유율 2위로 세계 무역의 14.8%를 차지하는 머스크의 회항에 글로벌 물류 유통이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해운기업도 속속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아울러 홍해에서 예멘 반군의 공격을 받은 독일 최대 컨테이너 해운기업 하팍로이드도 홍해 항로 이용을 중단했다. 하팍로이드는 CNBC에 "18일까지 홍해를 통과하는 모든 컨테이너선의 운항을 일시중지한다. 그 이후 중단 기간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들 해운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크다는 것이다. MSC, 머스크, 하팍로이드의 점유율은 세계 무역 시장의 40%에 달하기 때문이다. 당장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대륙 하단 희망봉을 경유하면 시간이 늘어나고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한다.
예멘 반군이 공격하는 홍해 입구의 지정학적 중요성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홍해의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수에즈 운하와 이어져 전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30%, 상품 무역량의 약 12%를 차지하는 주요 해상 수송로다. 페르시아만에서 생산돼 유럽과 북미로 수출되는 석유와 천연가스 대부분이 지나는 통로이기도 한 이 항로를 오가는 선박은 연간 2만척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과거 대만 에버그린 선사 소속 에버기븐호가 수에즈 운하에 갇히며 생긴 혼란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전 세계는 2021년 3월 에버기븐호가 수에즈 운하에 6일 동안 갇히면서 물류대란을 겪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