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에서 독립한 알뜰폰(MVNO) 사업자 스테이지파이브가 자체 코어망을 확보하며 '풀 MVNO' 사업자 전환을 꾀한 데에 이어 5세대 이동통신(5G) 28㎓ 할당을 신청하며 제4 이동통신사 도약에 나선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스테이지파이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날 오후 6시 사업자 모집을 마감하는 5G 28㎓ 주파수 할당 공고에 참여 신청서를 낸다. 이 주파수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기지국 구축 할당량을 채우지 못해 반납한 대역이다.
스테이지파이브가 이번 할당 공고를 통해 정부로부터 5G 28㎓ 대역과 700㎒ 대역(20㎒폭)을 할당받으면 이동통신 3사처럼 자체 망을 가지고 통신 사업을 전개하는 제4 이통사로 거듭나게 된다. 스테이지파이브는 통신 사업에 필수라고 평가받는 자체 코어망도 이미 확보해 놓은 상황이다. 현재 네이버클라우드와 클라우드상에서 코어망을 구축 중으로, 늦어도 내년 상반기 자체 요금 결제망을 갖출 계획이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전날 최대주주 변경을 발표하며 카카오 계열사라는 꼬리표도 뗐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신 자사 임직원이 참여한 신규 투자조합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투자조합이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주식 35만5000여주 중 21만1000여주를 취득하기로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이에 따라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3대 주주로 내려간다.
스테이지파이브의 제4이통사 추진설은 올해 6월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회사가 환경·사회·투명경영(ESG) 위원회를 설립하고 정부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민원기 전 과기정통부 제2차관을 위원회 초대 의장으로 세웠기 때문이다. 이번 최대주주 변경 이후에도 민 의장과 서상원 대표 등 주요 인사의 교체는 없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5G 28㎓ 주파수 할당 신청으로 향후 망 투자를 늘리기 위한 대규모 투자 유치 가능성도 커졌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신한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 NH투자증권를 공동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러한 스테이지파이브의 행보는 일본 '라쿠텐모바일' 등 해외 업체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쿠텐모바일은 풀 MVNO에서 제4 이통사로 성장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지난 2014년 일반 MVNO 사업자로 시작해 풀 MVNO를 거쳐, 2020년 4월 이동통신 시장에 진입했다. 현지에서 기존 이통사에 비해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해 사업 초반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알뜰폰 사업자에서 출발한 독일 '1&1'도 최근 오픈랜 기술을 기반으로 가상화된 5G 네트워크를 운영한다고 선언하며 독일 현지 3대 이통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만 가입자 확보는 풀어야 할 숙제다. 라쿠텐모바일 등 해외 업체는 대규모 가입자를 앞세워 신사업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를 다수 확보했거나 온·오프라인 인지도가 높으면 풀 MVNO 등 사업 확장에 더 용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종텔레콤은 이날 오후 1시께 28㎓ 주파수 할당 신청을 완료했다. 미래모바일은 컨소시엄 형태로 할당 신청할 예정이었으나, 서류 미비 등 행정적 요인으로 접수를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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