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근의 집콕뉴스] 포레?·센트럴?·퍼스티어? 복잡한 아파트 이름 무슨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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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3-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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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지 설명에서 외국어 합성어로 고급스러운 느낌도

  • 지역명과 건설사명, 브랜드명, 팻네임 등 이용되며 글자 숫자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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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레’, ‘센트럴’, ‘퍼스티어’······. 아파트 명칭에 복잡한 외국어가 들어가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됐다. 지역명과 건설사명, 브랜드명, 팻네임(아파트 애칭)까지 붙으면 아파트 이름이 10자를 넘기 쉽다. 시어머니가 헷갈려서 집을 찾아오지 못하도록 아파트 이름을 길고 어렵게 짓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세상이다. 이렇게 길어진 아파트 이름은 대체 무슨 뜻일까?
     
    '팻네임', 아파트 입지 설명부터 각국 외국어 합성어까지
     
    이미지삼성물산
    이미지=삼성물산


    먼저 애칭에 흔히 쓰이는 단어부터 해석하면, 포레는 포레스트(Forest, 숲)의 줄임말로 인근에 공원이나 숲이 위치할 경우 주로 쓰인다. 포레로 쓰이기도 하고 포레스트로 쓰이기도 한다. 관악구에 위치한 ‘힐스테이트뉴포레’, 강남구의 ‘강남더샵포레스트’ 등 예시가 있다.
     
    파크나 파크뷰는 공원(Park)을 뜻한다. 아파트 주변에 공원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동작구에 위치한 ‘보라매파크빌’ 인근에는 보라매공원이 있다. 중심이나 중앙 등을 뜻하는 센트럴(Central) 또한 자주 쓰이는 단어다. 중랑구에는 17자에 달하는 ‘신내역 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 아파트’가 있다. 첫 번째를 뜻하는 퍼스트(First) 또한 아파트 이름에 자주 쓰인다. 송파구엔 ‘송파호반베르디움더퍼스트 아파트’가 있다. 학군을 강조하고 싶다면 에듀케이션(Education)의 준말인 에듀를 쓰기도 한다. 인근에 호수나 강이 있다면 리버(River, 강)나 , 레이크(Lake, 호수), 바다가 있다면 오션(Ocean, 대양)이나 마리나(Marina, 항구) 등을 붙인다.
     
    최근엔 입지를 강조한 위의 애칭 대신 합성어가 쓰이기도 한다. 퍼스티어는 첫 번째라는 뜻의 퍼스트와 단계를 뜻하는 티어(tier)를 결합한 단어다. 루체하임은 영어가 아닌, 이탈리아어와 독일어의 만남으로 이탈리아어의 빛, 밝음, 빛남이라는 뜻의 루체(Luce)와 독일어로 주거, 집을 뜻하는 하임(Heim)을 합성했다.
     
    고급화 전략 담은 아파트 브랜드명…하이엔드 브랜드 런칭도

    앞서 2000년 이전에는 아파트 이름은 대부분 ‘지명+건설사명’으로 지어졌다.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압구정현대’ 등이 있다.
     
    2000년 이후부터는 건설사 이름 대신 브랜드명을 쓰는 단지가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다. 삼성물산과 DL이앤씨의 브랜드가 가장 먼저 출시됐다. 삼성물산은 2000년 3월 '미래지향적이며(來), 아름답고(美), 편안한(安) 아파트'라는 의미를 담은 브랜드인 래미안을 내놓았다. DL이앤씨 또한 'e-편한세상'(인터넷 서비스로 생활하기에 편리한 아파트)을 2000년부터 적용했다.
     
    이어 △포스코이앤씨의 ‘더샵’ △GS건설의 ‘자이’ △대우건설 ‘푸르지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사용하는 ‘힐스테이트’ △롯데건설의 ‘롯데캐슬’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 △한화건설부문의 ‘포레나’ △SK에코플랜드 ‘SK뷰’ 등도 런칭됐다. 한국주택토지공사(LH) 또한 공공분양 아파트 브랜드인 ‘안단테’를 사용 중이다.
     
    순우리말 아파트 브랜드를 고수하고 있는 건설사도 있다. 부영그룹은 2006년 ‘사랑으로’라는 순우리말 브랜드를 선보이며 현재까지 아파트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엔 브랜드 이름들이 다소 흔해짐에 따라 하이엔드 브랜드를 런칭하기도 한다.
     
    현대건설은 2015년 4월 ‘디에이치’를 선보였다. DL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적용하고 있으며 반포 일대 주요 아파트로 꼽히는 ‘아크로리버파크’ 등에 적용했다.
     
    롯데건설은 ‘르엘’ 브랜드를 앞세워 강남 알짜 사업지 수주를 진행했으며 대우건설은 ‘푸르지오 써밋’ 브랜드를 고급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해 7월 ‘오티에르’를 런칭하며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에 뛰어들었다. SK에코플랜트 또한 지난 해 8월 ‘드파인’ 브랜드를 출시했다.
     
    시공능력 상위의 건설사는 대부분 하이엔드 브랜드를 가지고 있지만, 삼성물산과 GS건설은 래미안과 자이 단일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도 하지만, 기존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는 역효과 또한 낼 수 있다.
     
    최근 입주를 진행한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의 경우 컨소시엄 시공사(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의 브랜드인 디에이치와 아이파크를 따고 '퍼스트'와 '티어'를 결합한 '퍼스티어'의 조합으로 이뤄진 이름인 셈이다. 
     
    뜻모를 아파트 이름에…서울시 가이드라인 만든다


    한편, 아파트 이름이 길고 생소한 외국어로 쓰이자 부르기 쉬운 한글, 고유지명을 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공동주택 명칭 개선을 위해 고민해 왔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오는 21일 ‘공동주택 명칭 개선 3차 토론회’를 연다. 시가 마련 중인 명칭 제정 가이드라인(안)에 대해 최종 의견을 모으고, 공공·민간 건설사가 참여한 가운데 ‘공동주택 명칭 개선 동참 선언식’도 갖는다. 선언식에는 공공·민간 10여 개 건설사가 참여해 아파트 명칭 개선을 위한 자정 노력에 동참하겠다는 선언을 할 예정이다.
     
    가이드라인에는 새로운 아파트 이름은 최대 10자 내외를 권고하는 내용 등이 담길 예정이다. 아울러 아파트 이름에 들어가는 지명은 법정동과 행정동에 맞게 쓰도록 하고, 특화를 위해 아파트 브랜드 앞뒤에 붙이는 애칭의 경우 단지 구분 외 무분별한 활용을 자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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