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은행권 상생금융안을 놓고 금융권에선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혜택받는 대상자를 늘렸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따르지만, 무리한 이익환원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들과의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정책으로 은행권 자영업자 차주의 70%인 187만명이 이자를 돌려받는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된다. 당초 은행권은 금리가 5%를 초과하는 기업 대출 보유 자영업자들을 대상자로 논의해왔다. 이 경우 차주의 60% 정도인 160만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해당 대상자를 4% 이상 대출 차주로 늘림에 따라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10명 중 7명이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캐시백 규모도 최대 300만원으로 논의 당시 때보다 2배가량 늘어났다. 월 환산 금액으로 따지면 지원금액이 12만5000원에서 25만원으로 12만5000원가량 상향됐다. 최대 2억원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4%, 5% 금리 이자를 단순 환산 시 매월 각각 66만원, 83만원을 갚아야하는데, 차주들의 월 이자 부담을 최대 20~30%가량 감면해 주는 효과가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대한 많은 소상공인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대출금리 기준을 낮춘 반면, 캐시백 규모는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무리한 이익환원 정책이란 비판도 나온다. 이익에 따른 환원이 상생금융의 기본 개념인데, 시중은행을 제외한 순익이 적은 일반 은행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당국은 은행별로 자사의 건전성, 부담여력 등 감안해 일부 지원금액 한도를 300만원에서 200만원 등으로 자율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이 자율조정 원칙을 만들었다는 자체가 부담을 느낀 은행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사안을 논의했던 은행 중에는 자금력이 크지 않은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들이 다수 포함됐다. 이들의 건전성을 해치면서까지 상생금융 지원을 해야 하는 건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이번 상생안에 형평성 논란을 제기하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도움이 절실한 저신용 사업자들은 상호금융 등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았음에도, 결국 은행권을 찾은 고신용 자영업자들에게만 대부분 감면 혜택이 돌아갔기 때문이다. 당국은 중소금융권 이차보전 사업 예산(중진기금) 3000억원을 확보해 2금융권에서 5% 초과 7% 미만 금리로 대출받은 자영업자들의 대환을 확대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번 은행권 상생금융안 규모와 괴리감이 크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부동산임대업 대출 차주는 지원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업자별 불만도 커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은 도움이 필요한 대상이 자영업자·소상공인임을 지속 강조하고 있는데, 해당 의지가 있다면 2금융권 차주의 형평성 논란도 해소해야 하는 것이 맞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떨어지는 2금융권에 상생금융을 요구하기 어렵다면 정책자금 등을 추가로 활용해 저신용 사업자들에 대한 실질적 체감 지원 논의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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