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판매 성장률은 올해 8.7%에서 내년 2.3%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은 올해 12.2%에서 2.6%로 줄어들고 유럽의 경우 15.1%에서 6.2%로, 중국은 3.8%에서 -1.4%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올 3분기까지 내연기관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에도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내연기관차를 중심으로 수출전선이 불투명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美 SUV 판매 축소·中 수출공세에 좁아진 수출길
한국의 자동차 최대 수출국인 미국의 내년 자동차 판매량은 1401만대로 2018년(1723만대)만큼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차값이 최고치를 기록하며 소비 위축이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자동차 수요 양극화가 나타나면서 국내 자동차업계가 공략하는 중저가 SUV 등 시장의 회복은 더욱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수출공세도 한국 자동차의 수출길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중국의 올해 자동차 수출은 500만대에 육박하며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이 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한국 자동차 수출 대수(231만2000대)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중국의 수출물량 가운데 4분의 1은 상하이자동차, BYD 등 현지업체의 전기차가 차지한다. 벨기에와 영국 등 유럽국가를 비롯해 동남아로 전선을 뻗치며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은 내년 600만대 이상의 차를 수출할 것으로 예상돼 한국의 수출길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대한 한국의 자동차 수출이 감소하는 점도 한국 수출전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2011년만 해도 중국은 한국의 자동차 수출국가 3위였으나 올해는 31위로 떨어졌고 수출 금액은 88% 이상 감소했다. 미국향 수출이 정체되는 상황에서 또 다른 최대 자동차 국가인 중국향 수출물량을 늘리지 못하면 결국 양적 성장은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韓 보조금 배제 강화에 가격 경쟁력 우려
이에 더해 미국의 IRA로 겪었던 보조금 손실 여파가 유럽으로 확대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 수출 4, 5위 국가인 독일과 영국이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고 수출 6위 국가인 프랑스가 보조금 장벽을 높이면서 차 가격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니로 EV, 쏘울 EV에 대한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경쟁 모델이자 시장을 주도하는 모델 Y와 푸조 e-2008, 피아트 500e, 르노 Megane E 등과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독일도 보조금 중단 카드를 꺼내들었고 이탈리아도 프랑스와 비슷한 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터키는 140개 이상의 서비스센터를 보유한 전기차 제조사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유럽 내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계기로 판세가 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로 뒤바뀌면서 도요타의 유럽 장악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에서도 전기차 시장은 녹록지 않다. 현재 미국 내 전기차 재고는 4개월치가 쌓였다. 미 전기차 시장은 현재 테슬라·현대차·GM·폭스바겐·포드 등 5강 체제로 GM, 포드가 배터리 공급 부족, 리콜 사태에서 벗어나 전기차 생산을 정상화하면 현대차그룹을 더 빠르게 추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수시로 파격적인 가격 인하를 하고 있고 폭스바겐은 미국 테네시 채터누가 공장에서 전기차 현지 생산을 시작해 판매량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내년에도 용선료 인상 불가피...수익성 방어해야
전기차 판매 확대를 가로막는 또 다른 요인은 높은 차값이다. 내년에도 용선료가 오를 것으로 예상돼 차값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현대글로비스와 인상된 운임으로 내년 물량에 대한 재계약 협상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 자동차운반선 용선료는 2021년 1만7000달러에서 올 10월 11만5000달러까지 상승했는데 선복 부족 현상으로 내년에도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인상분은 차값에 전가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높은 전기차 가격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손해를 보더라도 인센티브를 확대하며 리스판매에 집중하고 있는데 내년 인상된 차값으로 리스판매를 이어갈 경우 수익성 하락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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