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의 부산물이자 환경파괴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히는 플라스틱 감축을 위해 국제사회가 내년까지 법적 구속력을 갖는 협약을 만들 예정이다.
한국은 공업연료와 전구체 부문 플라스틱 수출 1위 국가이자, 폐기물을 제외한 전 주기 플라스틱 수출 7위 국가로 세계적인 플라스틱 규제 강화 추세에 따른 영향이 클 전망이다.
이미 글로벌 주요 국가가 플라스틱 수입을 제한하는 등 국가 내 플라스틱 소비량을 감축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친환경 플라스틱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은 공업연료와 전구체 부문 플라스틱 수출 1위 국가이자, 폐기물을 제외한 전 주기 플라스틱 수출 7위 국가로 세계적인 플라스틱 규제 강화 추세에 따른 영향이 클 전망이다.
이미 글로벌 주요 국가가 플라스틱 수입을 제한하는 등 국가 내 플라스틱 소비량을 감축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친환경 플라스틱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2060년에는 플라스틱 폐기물 10억t...국제사회 내년 구속력 있는 협의 구축
21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세계무역기구(WTO)는 플라스틱 사용량 증가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내년 말을 목표로 플라스틱 저감방안 등 구체적 규제 수단을 논의하고 있다.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에서도 플라스틱 사용량은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배경이다.
플라스틱 생산량은 지난 15년간 연평균 36% 증가했으며, 지난해 기준으로는 3억7640만t(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했다. 이 중 1억3900만t이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이다.
현재의 추세라면 2060년에는 약 10억1000만t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플라스틱 생산량을 낮추지 못한다면 이산화탄소 배출보다 더 심각한 환경문제로 떠오를 것이라는 데 국제사회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화석연료 정제 과정의 부산물인 플라스틱은 제조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대량 발생함과 동시에 폐기물이 바다 등에 흘러 들어가면서 2차, 3차 환경파괴의 원인이 된다.
UN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해양폐기물의 80%가 플라스틱이며, 세계자연기금(WWF) 조사에 따라도 지난해 기준 해양생물종의 88%가 플라스틱 폐기물의 영향을 받고 있다.
석유를 기반으로 하는 제품인 만큼 이산화탄소 발생도 높다.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의 8~10%가 플라스틱 생산에 활용되며, 플라스틱 생산부터 폐기까지 연간 8억6000만t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석탄발전소 189개를 가동하는 것과 같은 수치다.
플라스틱 폐기물 증가의 심각성을 깨달은 국제사회는 규제 마련에 나선 상태다. 2021년 1월부로 발표된 바젤협약 개정안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유해 폐기물에 추가해 국가 간 이동을 제한했다. 바젤협약은 1989년 3월 22일 유엔 환경계획(UNEP) 후원하에 스위스 바젤(Basel)에서 채택된 협약으로 23개 국가가 참여했다.
지난해 3월 열린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에서는 내년까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마련하기로 결정했으며, 지난 9월 초안이 발표됐다.
개별 국가도 순환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플라스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역내 플라스틱 일회용품 유통을 금지하고,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에 세금을 부과하는 플라스틱세를 시행 중이다.
세계 최대 플라스틱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은 2018년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 금지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도 최근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제한이나 생산자책임제도(EPR)를 도입하는 주 정부가 증가하는 추세다.
베트남은 2025년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고 2031년부터 일부 플라스틱 생산과 수입을 중단할 예정이다. 인도의 경우도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제조·수입·유통·판매·사용을 제한하고 EPR을 의무화하는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은 플라스틱 자원순환 촉진법을 시행 중이다.
이 밖에 영국, 캐나다 등 선진국뿐 아니라 아프리카에서도 비닐봉지 사용을 전문 또는 부분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韓 석유화학 업계, 생존 위한 친환경 플라스틱 상업화 총력
이 같은 세계적 플라스틱 감축 노력은 플라스틱 주요 수출국인 한국의 수출량 감소로 이어지면서 석유화학 기업들의 부담이 되고 있다.
실제 한국기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고무 및 플라스틱제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한 72억6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내년 글로벌 플라스틱 규제 협의가 체결되면 수출액은 더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석유화학 업계가 생분해성 플라스틱, 플라스틱 재활용 등 기술 개발에 목숨을 거는 이유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자연에서 분해가 가능한 플라스틱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폴리부틸렌아디프텔레프탈레이트(PBAT)와 폴리락틱산(PLA)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지오센트릭은 2021년부터 PBAT를 상업 출시하고 생산량을 늘려가고 있다. 2025년에는 연간 80만t의 PBAT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같은 기간 LG화학은 PLA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상업화에 나섰다. 2021년 9월에는 미국에 PLA공장을 설립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도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다. 효성은 플라스틱을 섬유로 재활용한 친환경 브랜드 ‘리젠’을 통해 의류, 잡화시장 공략에 나섰으며, SK지오센트릭은 플라스틱에서 기름을 생산하는 열분해유 상업화가 한창이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2025년부터는 국내 기업들의 친환경 플라스틱 또는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위원은 “혁신적인 기술연구에 투자해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지속가능한 대안을 찾도록 노력하고, 정기적으로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 전략을 검토 및 업데이트해 감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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