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 주 국회는 소위 '청문회 위크'로 흘렀다. 여야는 윤석열 정부 2기 내각 인사 6명을 검증하면서 공방을 벌였다. 이 중 지난 19일 열린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야당이 음주운전·폭행 전과 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가장 화제가 됐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8일 농림축산식품부를 시작으로 19일 기획재정부·해양수산부, 20일 국토교통부, 21일 중소벤처기업부·국가보훈부 등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여당은 정책 검증, 야당은 도덕성 검증에 주력했다. 특히 지난 18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강도형 후보자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이뤄졌다. 청문회 전 20년 전 음주운전과 폭력 전과 등이 제기되면서다. 강 후보자는 2004년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으로 제주지법으로부터 벌금 150만원, 1999년 폭력행위처벌법 위반으로 벌금 30만원을 선고받았다.
야당은 이와 관련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젊은 시절 우발적으로 한 행동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장관의 부적격 요소 중 하나"라며 "음주운전의 경우 잠재적인 범죄자인데, 도덕적 해이가 존치되는 건 아닌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은 강 후보자에게 해명 기회를 만들어주면서 감싸기에 주력했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강 후보자에게 2004년 음주 단속 당시 상황을 물었다. 그러자 강 후보자는 "당시 34살이었고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오전 6시 전후에 단속된 걸로 기억한다"며 "당시에는 연구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 일찍 출근하는 습관이 있었다"고 답했다. 폭행 사건과 관련해서는 "우회전해서 보행로로 들어오는 차가 위협적이었다"며 "차를 막고 사과를 부탁했는데, 사과하지 않자 말싸움이 시작됐고 멱살잡이까지 됐다"고 해명했다.
여야는 지난 20일 열린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강하게 대립했다. 여당은 정책 질의를 통해 박 후보자의 전문성 입증에, 야당은 전관예우 의혹 등 추궁에 중점을 뒀다.
여당은 정책 질의를 통해 박 후보자가 국토교통부 관료로 전문성이 입증됐음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은 "국토부에서 가장 큰 국가 현안은 균형발전 문제"라며 "누구보다 현실을 잘 아는 후보자"라고 치켜세웠다. 같은 당 서일준 의원도 "후보자가 장관으로 내정됐을 때 국토부 직원들도 기대가 매우 크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야당은 박 후보자가 LH 사장에서 물러난 후 설립한 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피앤티글로벌이 LH 연구용역을 수주한 것에 대해 '전관예우' 의혹을 제기했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전관 입찰이 드러난다고 하면 관련자 징계와 환수 조치, 후속 조치가 필요한 영역"이라고 추궁했다. 박 후보자는 "객관적인 심사를 거쳐 용역을 수주했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여야는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서는 국정원 특수활동비 전용 지시 의혹,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에 대해서는 논문 자기표절 의혹 등을 두고 격돌했다.
인사청문회 진행에도 아직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은 후보자가 있어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박 후보자와 강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만을 채택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강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은 지난 20일 연기된 상황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7일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검사 출신인 김 후보자에 대해 방송·통신에 전문성이 있는지를 중심으로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956년생인 김 후보자는 충남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사법연수원 15기를 수료했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장을 거쳐 중앙수사부장, 부산고검장을 지냈다. 대검 중수부장 때 윤 대통령과 같이 일했다. 이후 김 후보자는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로 일하다 지난 6월부터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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