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붐을 일으킨 '챗 GPT' 개발사의 샘 올트먼 오픈 AI 최고경영자(CEO)가 개인적으로 투자한 스타트업이 100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은 AI를 넘어 각종 첨단 기술 분야에 5억 5000만 달러(약 716억원)이 넘는 투자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트업 업계의 영웅'으로 일컬어졌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연상케 하는 행보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현지시간) 벤처 캐피털 리서치 회사 피치북을 인용해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2010년부터 125개 회사에 개인적으로 투자했다고 전했다. 2012년 설립한 벤처 캐피털인 하이드라진 캐피탈, 2014년 합류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육성 기관) Y콤비네이터를 통한 투자까지 합치면 올트먼이 투자한 기업은 수백곳에 달한다. 올트먼의 주요 관심사는 에너지, 생명공학,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 스타트업이다. 그는 올해에만 20곳이 넘게 투자했다.
올트먼이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곳은 핵융합스타트업 헬리온 에너지(Helion Energy)다. 헬리온은 핵융합 발전을 통해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스타트업으로 알려졌다. 핵융합 발전은 현재 원자력 발전에 사용되는 핵분열 에너지와 달리 아직 상용화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올트먼은 2021년에만 3억7500만 달러(약 4886억원)를 투자하면서 개인 투자 역사상 최고 금액을 기록했다. WP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5월 헬리온과 2028년부터 매년 최소 50MW(메가와트)의 전기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고 핼리온 에너지를 주목했다.
에너지와 더불어 바이오 분야는 올트먼의 주요 관심사로 꼽힌다. 올트먼은 지난해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라고 하는 생명공학 스타트업에 1억8000만 달러(약 2345억원)를 투자했다. 이 스타트업은 손상된 세포를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오래된 세포를 치료해 노화를 늦추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초기 단계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은 올해 초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헬리온 에너지와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 투자가 "나의 모든 유동성 순자산을 차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붐 에비에이션, 휴메인 등도 올트먼의 또 다른 투자처로 주목을 받고 있다. 붐 애비에이션은 초음속 상업적 여행을 시도하는 스타트업으로 2029년에 승객 운송을 개시할 예정이다. 올트먼은 2016년 붐 애비에이션에 개인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메인은 AI 관련 하드웨어를 만드는 스타트업으로 옷핀 모양을 가슴에 착용해 음성과 손동작을 인식시키는 기술을 만든다. 올트먼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휴메인에 3차례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시장이 올트먼의 투자를 주목하는 것은 그의 투자 성공 이력과 해당 기업들의 미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올트먼은 오픈AI CEO를 역임하기 전인 2014년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육성 기관) Y콤비네이터의 대표를 지냈다. 당시 그는 에어비앤비, 레딧, 핀터레스트 등 스타트업의 초기 펀딩 투자에 참여해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2015년 포브스 선정 ‘30세 미만 최고 투자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WP는 그의 행보를 보며 "기술 분야 스타트업 수십개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전했다.
올트먼이 첨단 기술분야에 다각도로 투자한 것이 알려지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비교되기도 한다. 머스크 CEO 역시 테슬라와 스페이스X, 솔라시티 등을 포함해 80개가 넘는 스타트업에 투자한 바 있다. 샘 올트먼의 측근은 WP에 "올트먼은 내가 아는 사람 중 유일하게 1%의 확률로 1조 달러의 결과가 나오는 투자 분야에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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