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엘니뇨 현상이 내년에도 계속되면서, 곡물 공급난이 더욱 악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세계 물가를 자극한 식품 인플레이션 위기가 해소됐다고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로이터통신은 엘니뇨 현상, 각국의 곡물 수출 제한 등으로 인해 내년에 곡물 공급 부족이 심화할 수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엘니뇨 현상이 아시아 지역 대부분을 휩쓸면서 곳곳이 가뭄으로 신음해야 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에도 엘니뇨 현상이 계속돼, 쌀·밀·팜유 등의 공급이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했다.
인도의 밀 수확량도 가뭄으로 인해 줄어들 위기다. 인도는 밀 재고가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6년 만에 처음으로 밀을 수입해야 할 처지다. 세계 2위 밀 수출국인 호주가 내년에도 극심한 더위로 밀 수확량이 대폭 줄어든다면 중국 및 인도네시아 등은 북미, 유럽, 흑해 지역에서 더 많은 밀을 사들여야 한다.
코메르츠방크는 “밀 공급 상황은 지난 시즌에 비해서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중요 생산국들의 수출이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반면 남미의 옥수수, 밀, 대두 생산량이 내년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곡물 가격을 안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브라질의 불규칙한 날씨는 변수다.
미국 농업 부문 주요 대출 기관인 코뱅크는 “(곡물) 가격 하락 위험보다 상승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본다”며 “세계 곡물 및 오일시드(기름 생산이 가능한 농산물) 재고가 역사적 기준에 비춰볼 때 부족하고, 북반구는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재배 시즌에 강한 엘니뇨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글로벌 수요는 장기적인 성장 추세로 복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