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지수가 5개월 만에 반등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긴축 종료와 물가상승률 둔화 기대에 따른 것이다. 일반인들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한 풀 꺾였고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 여파로 7개월 만에 100을 밑돌았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5로 전월(97.2)보다 2.3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전월 대비 상승한 것은 5개월 만이나 지수 자체는 여전히 100을 하회해 비관적 시각을 드러냈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물가상승폭 둔화, 미 연준의 긴축 정책 종료 기대 및 수출 경기 호전 등에 힘입어 소비자심리지수가 전월 대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2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향후 1년 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유가 하락에 힘입어 전월 대비 0.2%포인트 낮은 3.2%로 집계됐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7월 전월보다 0.2%포인트 낮은 3.3%로 내린 뒤 △8월 3.3% △9월 3.3% △10월 3.4% △11월 3.4%를 기록한 바 있다. 황 팀장은 "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류 가격 하락폭 확대가 물가 둔화에 큰 영향을 준 것 같다"면서도 "다만 농산물과 가공식품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공공요금 인상 변수와 국제유가 변동성도 상존해 기대인플레 하락 흐름이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보다 9포인트 낮은 93을 기록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가 100 아래로 내려온 건 지난 5월(92) 이후 처음이다. 이 지수는 1년 후 주택가격이 지금보다 하락할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상승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100을 밑돈다. 황 팀장은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전국 주택매매가격 상승폭이 두달 연속 둔화되고 거래량도 부진했다"고 하락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국내 금리수준전망지수 역시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이 확대되면서 전월보다 12포인트 낮은 107를 기록했다. 다만 지수 수준 자체는 여전히 100을 웃돌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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