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총수일가 사익편취 고발지침 철회...재계 압박 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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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3-12-2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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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 우려 반영…"지침 개정보다 법집행 바람직 판단"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 행위가 적발된 총수일가를 이전보다 쉽게 검찰 고발할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하려던 공정거래위원회가 재계의 연이은 반발에 관련 고발지침 개정안을 백지화했다.

공정위는 28일 '독점규제·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의 위반행위의 고발에 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침'을 개정해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개정 지침은 당초안보다 수정·보완됐다. 특히 '법 위반 점수가 1.8점 이상인 중대한 사익편취행위에 특수관계인이 관여했다면 이를 원칙적 고발 대상으로 삼는다'는 내용이 개정안에서 제외됐다.

공정위가 당초 행정예고한 고발지침 개정안에는 '법 위반 정도가 중대한 법인의 사익편취행위에 지시·관여한 특수관계인을 고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사익편취는 대기업이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총수 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뜻한다. 그간 중대한 사익편취행위를 한 법인을 고발하더라도 공정위의 조사만으로는 특수관계인의 관여 정도를 명백히 입증하기 어려워 특수관계인을 고발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에 공정위는 사익편취행위에 대한 특수관계인 지시·관여 사실을 간접·정황증거를 통해서도 폭넓게 인정한 최근 판례 등을 반영해 직접적인 개입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고발을 할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하려 했다.

하지만 행정예고 기간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계의 거센 반발이 나왔다. 재계는 특수관계인이 사업자에게 사익편취행위를 지시하거나 관여해야 하고 그 위반 정도가 객관적으로 중대·명백한 경우에만 고발하도록 규정한 공정거래법에 위배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공정위는 결국 '사익편취 행위 시 총수 등 특수관계자 고발'에 관한 내용을 고발지침에 넣지 않기로 했다.

안병훈 공정위 심판관리관은 “지침 예고안의 문언상 표현에서 오해가 비롯된 측면이 있어서 해당 지침을 개정하지 않고 법 집행을 통해 당초 추진 취지를 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향후 특수관계인에 대한 고발 여부를 결정할 때 관련 판례에 따라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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