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소형 건설사 회사채 만기 1조 규모···이수건설 등 20개사 유동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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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4-01-0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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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부동산 PF 위기에 워크아웃 신청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28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태영건설 본사 모습
    시공능력 순위 16위의 중견기업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건설업체들의 연쇄 위기 등 파장이 예상된다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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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에 소재한 태영건설 본사 [사진=연합뉴스]

경기 위축으로 건설사의 건전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시공능력평가 16위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겹쳐 중견·중소 건설사의 자금 경색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합계 1조원이 넘는 회사채 만기 도래를 앞두고 중소 건설사가 시장성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이수건설 등 20여개 건설사가 자기자본 절반이 넘는 대규모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어 우려가 커진다.

1일 아주경제신문이 1985년 이후 회사채를 발행한 571개 건설사의 5000여개 발행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 올해 태영건설보다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낮은 중소형 건설사 105곳에 1조167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중소형 건설사 회사채 만기 전체 규모인 8202억원 대비 23.96% 늘어난 수준이다.

회사채 만기가 올해 몰린 것은 코로나19로 국내 기준금리가 0.5%까지 낮아진 2021년 발행된 3년물과 기준금리가 2% 이하였던 2022년 상반기 발행된 2년물이 한꺼번에 만기를 맞이하는 탓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최근 중소 건설사가 회사채를 상환할 자금을 다시 조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경기가 악화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 부채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다 지난달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선언하면서 이보다 규모가 적은 건설사가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지난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이후 시장에서 중견·중소 건설사 회사채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는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

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다면 중소형 건설사에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들 105개 중소형 건설사 중 재무제표(2022년 말 기준)를 공시한 48개사를 살펴본 결과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상환할 수 있는 기업은 28개사로 조사됐다.

반면 20개사는 올해 영업 활동으로 상당한 현금을 벌어들이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자산 매각으로 현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20개 중소형 건설사의 회사채 만기 도래 규모는 2697억원으로 이들의 자기자본 합계 8888억원 대비 30.34%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에서는 자기자본 대비 만기 도래 회사채 부담이 심각한 건설사도 적지 않아 우려가 나온다. 올해 11월 5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태진종합건설은 최근 몇 년 동안 자본잠식이 발생해 2022년 말 기준 자기자본이 4억원 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수건설도 자기자본 646억원의 72.76%에 달하는 합계 470억원 회사채가 올해 1~4월 차례로 만기가 도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업황 악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선언하면서 중견·중소 건설사 회사채 수요가 제로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중견·중소 건설사 여러 곳에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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