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올해 구매하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 차종은 총 19개로 지난해 말 43개 차종 대비 줄었다. 브랜드별로 보면 쉐보레 2개, 크라이슬러 1개, 포드 3개, 지프 2개, 링컨 1개, 리비안 5개, 테슬라 5개다.
보조금 대상이 대폭 줄어든 이유는 올해부터 배터리 부품 요건이 더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배터리 부품과 핵심 광물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를 대상으로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 혜택을 받으려면 배터리 부품은 2024년부터,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은 2025년부터 외국우려기업(FEOC)에서 조달하면 안 되는데 지난달 미국 정부는 중국에 있는 사실상 모든 기업을 FEOC로 규정했다.
전기차 업계가 중국산 부품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에서 FEOC 규정 때문에 보조금 지급 대상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는데 그 예상이 현실화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국산 전기차는 선전 중이다. 현대차의 전기차 간판 모델인 아이오닉5는 지난해 1~11월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3만667대 판매됐다. 아이오닉6도 1만943대 판매되며 누적 1만대를 돌파했다. 기아 EV6(1만7630대)는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9.08% 감소했지만 지난해 9월과 10월 각각 45%, 30% 판매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연초 주춤했던 성적을 빠르게 만회하는 모습이다.
플릿(렌트·리스) 비중 확대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현대차·기아는 2022년 5%였던 플릿 비중을 작년 30% 수준까지 확대했다. 플릿은 할인율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한국에서 생산된 전기차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인센티브를 대폭 늘린 것도 판매 확대 배경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6에 대당 1만 달러 수준의 인센티브를 지급했고, 그 결과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IRA 시행 이전인 5% 수준으로 회복됐다.
현대차는 최근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꺾인 상황에서도 전기차 판매 목표치와 투자 계획을 기존 대로 추진하는 등 ‘퍼스트 무버(선도자)’로서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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