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의 해'인 갑진년(甲辰年) 새해를 맞아 금융권의 용띠 최고경영자(CEO)들의 비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 CEO들은 빠른 상황 판단과 최적의 의사결정을 통해 직면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위기관리 능력뿐 아니라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에는 정상혁 신한은행장,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이 1964년생으로 대표적 용띠 수장이다.
정 행장은 올 한 해 수익성·영업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수수료이익 악화 등의 문제로 KB국민은행에 당기순이익이 크게 뒤진 만큼 올해는 경영 능력을 수치로 증명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영업기반 조기 구축을 위해 2024년 첫 영업일에 부서장 인사를 단행하고, 조직개편을 통해 영업지원부문과 영업추진 1·2·3·4그룹을 신설했다. 본점과 영업조직 전반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현장 영업력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HMM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을 선정하면서 강 회장 입장에선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남아있는 기업 구조조정 과제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KDB생명 매각 등이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기대감은 이전보다 커지며 강 회장 임기 내 안정적으로 매듭 지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KDB생명은 부채비율이 높고 보험업계 전반의 업황이 좋지 않아 '주인찾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보험업권에서는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 등이 1964년생 용띠 CEO다.
올해 본격적인 경영 활동에 나서는 홍 대표는 2024년 신년사에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 확보를 위해 △글로벌 종합자산운용 체계 완성 △디지털 신기술의 내재화 △신규 해외시장 진출 등을 제시했다. 생·손보를 아우르는 경험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수익성 전략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올해 통합법인 안착과 함께 새 먹거리 발굴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1월 KB라이프생명이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 통합법인으로 출범했고, KB라이프생명이 지난해 10월 계열사 KB손해보험으로부터 요양사업 전문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인수한 만큼 효율 극대화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지난달 23일부터 협회를 이끌고 있는 이 회장은 보험사 건전성 개선과 상생방안 추진 등을 주요 과제로 내걸었다. 당국과의 소통이 중요한 보험업권 특성상 관료 출신인 이 회장이 가교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카드업계의 대표 용띠 CEO로는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가 있다. 하나카드는 법인 영업, 해외 결제 등을 바탕으로 '업계 최하위'에서 벗어나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올해 디지털 플랫폼 강화를 앞세워 신성장 동력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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