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2024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구태의연한 부자 감세 논란을 넘어 국민과 투자자, 우리 증시의 장기적인 상생을 위해 내년 도입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사회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이익을 책임있게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상법 개정 역시 추진할 것"이라며 "아울러 국민들이 종잣돈을 더 쉽게 불릴 수 있도록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등 현행 자산 형성 지원 프로그램도 대폭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불필요한 조세 부담을 경감해 국민 개개인이 자산을 증식할 수 있게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 일환으로 추진됐고 이후 여야 합의에 따라 도입이 결정됐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 거센 조세 저항에 부딪히며 시행을 내년으로 연기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증권가에서는 개인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금투세 발표 당시 개인 투자자들의 반대가 극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예정됐던 조세 부담이 없어지는 만큼 개인들의 투자 활동이 활기를 띄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투세 발표 당시 개인들 사이에서 형평성 문제 등 각종 역효과들이 지적됐다. 특히 금투세가 대주주 양도소득세를 대체, 5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모든 투자자들에게 과세하는 만큼 장기 투자 심리를 저해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형평성 문제도 야기된 바 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 도입도 되지 않은 제도로 시행 후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가늠하기 힘들다"며 "적어도 국내 증시 영향력이 큰 외국인들은 시행 여부와 무관하게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금투세) 도입을 취소한다고 해도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지난해 연말부터 자본시장과 관련된 각종 정책 결정이 충분한 수렴 과정 없이 이뤄진 점을 이유로 들어 4월 총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행보 아니냐는 시각도 관찰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시적 공매도 금지부터 대주주 요건 완화까지 정부 주도로 갑작스럽게 결정된 정책들이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자본시장 이슈를 정치권으로 끌어들여 투자자들의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목적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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