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부동산PF 리스크의 질서 있는 정리를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3일 밝혔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년 범금융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이창용 총재는 "돌이켜보면 지난해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긴장의 연속이었다"며 "그럼에도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잘 이겨낸 것은 국민들의 고통 분담과 금융인들의 노력 덕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올해 역시 대외여건이 녹록지 않다"며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주요국 선거 같은 국제 정서 불확실성, 글로벌 저성장 국면을 거론했다. 그러면서도 "주요국 경기둔화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경제는 완만하게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지난해 금리 인상에 주력해온 각국 통화정책이 올 들어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은 역시 국내 여건에 비중을 둘 여지가 커졌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국내 금리 향방을 두고 물가와 경기, 금융안정 상황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다르다는 생각보다 검증된 방식에 근거해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정교한 정책조합을 통해 라스트 마일(last mile)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의 싸움을 잘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긴축기조가 지속되는 과정에서 촉발할 수 있는 금융불안 리스크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일부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는 부동산PF의 질서 있는 정리가 이뤄져야 한다"며 "한은도 정부, 금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금융안정 달성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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