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韓美 증시 내리막...증권가 "연준과 금투업계 눈높이 차이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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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4-01-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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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연초부터 한국과 미국 증시가 연일 급락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현 금리가 고점이라고 못을 박았는데도 하락세가 그치지 않는다. 코스피 역시 2600선이 개장 사흘 만에 무너졌다. 연준과 세계 금융투자업계 간 눈높이 차이가 컸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4일 코스피 지수도 20.29포인트(0.78%) 내린 2587.02를 기록했다. 이날 지수는 전날보다 6.22포인트(0.71%) 내린 865.35로 출발했다. 이날 미국 나스닥, 다우존스, S&P500 등 주요 지수가 전일 대비 0.8~1.2% 하락하며 국내는 물론 아시아 증시의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앞서 연준이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결정한 후 금투업계는 이르면 3월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실제 공개된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3월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기보다는 물가 둔화 여부를 더 지켜보자는 쪽에 가까웠다.

금융시장이 미 연준보다 너무 앞서 나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리 인하 기대가 과열되다 보니 연준이 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파르게 하락하던 미국 국채 금리도 반등했다. 국채 금리 반등은 각종 자산가격 상승세의 동반 하락을 통한 조정 양상으로 이어졌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락하던 국채 금리 반등은 디스인플레이션을 바라보는 미 연준과 금융시장 간 눈높이에 차이가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며 “상반기 금리 인하는 유효하나 그 시기를 둘러싼 미 연준과 금융시장 간 간극이 크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연준의 의도보다 뜨거워진 자산시장 흐름을 고려하면 연준이 3월 금리 인하에 나설지 불투명한 게 사실”이라며 “올해 3월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80%가량으로 지난달 29일 90% 수준에서 하락한 반면 동결 가능성은 직전 11%에서 20%가량으로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는 국내에서 주가지수 상승세 회복과 증시 업황 개선을 위한 핵심 변수로 꼽힌다. 연방정부 폐쇄 가능성, 4년 연속 하락하는 홍콩 H지수와 이에 대한 불안 심리를 반영한 중국 증시 하락세, 재작년부터 예고된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 현실화와 신용 위험 또한 난관이다.

아직은 여러 증시 악재 가능성에도 국내 증시 회복 기대감이 현실화할 여지는 충분하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경기 연착륙 기조가 확실해지면 금리 인하 속도를 완만하게 조정하겠지만 인하 추세 자체는 예상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대 관건은 완화적 통화정책 구사 구간에서 기업 실적 개선을 동반할 수 있는지 여부”라며 “이익 하향 조정 우려가 있지만 수급 환경은 우호적이고 시장 예상과 연준 정책 간 괴리가 불거지는 구간에서 금리 변동성 재발에 따른 속도 조절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초부터 반도체 경기 업턴, 코스피 전체 이익 모멘텀 개선 등을 과도하게 기대한 측면이 있다”며 “부동산 PF 부실 위험은 주식시장에도 부담이지만 제조업으로 전이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면 지수에 미칠 영향력은 제한적이고 2022년 8월을 저점으로 회복 중인 외국인 지분율도 추가 상승할 여력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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