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에 막 내린 '남양유업 오너 경영'...경영 정상화는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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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입력 2024-01-0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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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 4일 한앤컴퍼니 승소 판결...홍 회장 측 상고 기각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진연합뉴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2년여 동안 지루하게 이어온 법적 공방 끝에 남양유업 새 주인이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로 최종 결론 났다. 이로써 60여 년간 명맥을 유지해온 남양유업 오너 경영은 2대를 못 넘기고 막을 내리게 됐다. 

일단 남양유업 주인을 결정하는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일단락되며 경영 정상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경영 공백이 길었던 만큼 소비자 신뢰 회복, 오너 리스크 해소 등 숱한 과제를 해결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4일 대법원 2부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와 한앤코 간 주식 양도 소송에서 한앤코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홍 회장 측 주장에 모두 반박하며 1심과 2심 재판부 판결을 확정했다. 작년 3월 홍 회장 측이 제기한 상고를 기각한 것이다.

이에 남양유업 경영권 분쟁도 종지부를 찍게 됐다. 남양유업은 1964년 고(故) 홍두영 창업주가 '분유의 자국화'를 이루겠다는 일념으로 설립한 회사다. 창업주 장남인 홍 회장은 1990년 대표이사에 오른 뒤 2003년 회장에 취임하며 '오너 2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2010년 초반까지 주당 100만원 이상에 부여하는 '황금주' 반열에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다 2013년 대리점에 물품을 강매하는 등 '갑질' 논란 이후 기업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경영권 분쟁의 시작점은 '불가리스 사태'다. 2021년 4월 남양유업이 자사 제품인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자 보건당국이 즉각 반박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사태가 커지자 홍 회장은 한 달 뒤인 5월 회장직에서 사퇴하고 오너 일가 지분 전부도 한앤코에 양도하겠다고 발표했다. 돌연 같은 해 9월 홍 회장 측이 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졌다.

이날 남양유업 오너 일가 측 패소로 결론 나면서 홍 회장은 불명예 퇴진이 불가피해졌다. 홍 회장은 가처분 소송과 하급심 소송 등에 이어 주식 양도 소송까지 모두 한앤코에 패소하면서 '7전 7패'란 불명예를 안고 자연인으로 돌아가게 된다. 60여 년 만에 남양유업 오너 경영이 2세인 홍 회장을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홍 회장 일가는 본인들이 보유한 남양유업 주식 37만8938주(합계 지분율 52.63%)를 한앤코에 넘겨줘야 한다. 

다만 경영 정상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다. 오너 리스크와 각종 구설에 휘말리며 악화된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다. 한앤코는 체질 개선 작업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조만간 새 경영 체제를 갖추기 위한 이사회, 주주총회 등도 열 것으로 예상된다. 

한앤코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새로운 남양유업을 만들어 가겠다고 경영구조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한앤코 측은 "대법원 판결을 환영한다. 홍 회장 측이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남양유업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수익성 악화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2020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만 22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매출도 1조원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2019년 1조308억원에서 2020년 9489억원으로 감소하며 '연 매출 1조 클럽' 명단에서 제외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유업계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라면서 "한앤컴퍼니가 체질 개선을 통해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고, 신사업 등을 통해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면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특히 남양유업 주인이 바뀐 만큼 오너 리스크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경영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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