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단 남양유업 주인을 결정하는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일단락되며 경영 정상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경영 공백이 길었던 만큼 소비자 신뢰 회복, 오너 리스크 해소 등 숱한 과제를 해결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4일 대법원 2부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와 한앤코 간 주식 양도 소송에서 한앤코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홍 회장 측 주장에 모두 반박하며 1심과 2심 재판부 판결을 확정했다. 작년 3월 홍 회장 측이 제기한 상고를 기각한 것이다.
그러다 2013년 대리점에 물품을 강매하는 등 '갑질' 논란 이후 기업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경영권 분쟁의 시작점은 '불가리스 사태'다. 2021년 4월 남양유업이 자사 제품인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자 보건당국이 즉각 반박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사태가 커지자 홍 회장은 한 달 뒤인 5월 회장직에서 사퇴하고 오너 일가 지분 전부도 한앤코에 양도하겠다고 발표했다. 돌연 같은 해 9월 홍 회장 측이 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졌다.
이날 남양유업 오너 일가 측 패소로 결론 나면서 홍 회장은 불명예 퇴진이 불가피해졌다. 홍 회장은 가처분 소송과 하급심 소송 등에 이어 주식 양도 소송까지 모두 한앤코에 패소하면서 '7전 7패'란 불명예를 안고 자연인으로 돌아가게 된다. 60여 년 만에 남양유업 오너 경영이 2세인 홍 회장을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홍 회장 일가는 본인들이 보유한 남양유업 주식 37만8938주(합계 지분율 52.63%)를 한앤코에 넘겨줘야 한다.
다만 경영 정상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다. 오너 리스크와 각종 구설에 휘말리며 악화된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다. 한앤코는 체질 개선 작업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조만간 새 경영 체제를 갖추기 위한 이사회, 주주총회 등도 열 것으로 예상된다.
한앤코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새로운 남양유업을 만들어 가겠다고 경영구조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한앤코 측은 "대법원 판결을 환영한다. 홍 회장 측이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남양유업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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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유업계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라면서 "한앤컴퍼니가 체질 개선을 통해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고, 신사업 등을 통해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면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특히 남양유업 주인이 바뀐 만큼 오너 리스크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경영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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