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리가 바이든 정부의 이스라엘 지원에 반발해 사임했다. 미 관리가 바이든 정부의 대 이스라엘 정책에 반발해 사임한 것은 이번이 2번째로 미국 정부 내에서 바이든 정부의 중동 정책 기조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4일(현지시간) AP, CNN 등에 따르면 미 교육부 자문을 맡고 있던 타리크 하바쉬 특별 보좌관은 전날 사임계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직 결정이 바이든 정부의 이스라엘 지원 정책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조직 내에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한 후 내린 결정이라고 전했다.
하바쉬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에 반발해 사임한 두번째 미국 관리이자,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관리로는 처음이다. 앞서 작년 10월에는 미 국무부 정치군사국에서 근무하던 11년차 베테랑 관리인 조쉬 폴이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전폭적인 무기 지원에 항의하는 뜻으로 사임한 바 있다.
백악관 측은 하바쉬의 사임 소식에 대한 논평 요청에 교육부로 공을 넘겼고, 교육부 대변인은 "그의 앞 날에 행운을 빈다"고 짤막하게 언급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바이든 정부는 이스라엘만 일방적으로 지지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를 방증하듯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미 말했던 바와 같이 우리는 그들(이스라엘)이 하마스가 이스라엘인들에게 초래하는 위협을 제거할 권리와 책임을 갖고 있다고 절대적으로 믿는다"고 언급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여파는 미국 내 대학들까지 번지면서 캠퍼스 내 여론도 친 이스라엘과 친 팔레스타인 진영으로 갈라졌다. 하지만 미 정부는 과도하게 친 이스라엘 성향을 보인 가운데 하버드, 펜실베이니아, 매사추세츠 공대(MIT) 등 주요 명문대학 총장들이 캠퍼스 내 반 유대주의 관련 문제로 의회 청문회에 불려 나가는 일이 벌어졌고, 이는 결국 하버드와 펜실베이니아 대학 총장의 사임으로 이어졌다.
하바쉬는 사임계에서 "교육부는 학생, 학교 및 교직원들의 요구에 부응해 기관을 지지함에 있어 적극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며 "여기에는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들과의 연대를 표현하는 것을 포함해 비폭력 행위에 참여할 수 있는 미국 수정헌법 제1조 권리를 행사하기로 선택한 모든 학생들을 보호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작년 11월에는 1천명 이상의 미 국제개발처 관리들이 바이든 정부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휴전 압박을 촉구하는 연판장에 서명하는 등 미국 공직계 내에서도 바이든 정부의 대 중동 정책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한편 작년 10월 7일 발발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3개월째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가자지구 내에서만 총 2만2185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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