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스포츠 경기나 방송 프로그램 등 콘텐츠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확대 도입해 고객 데이터 분석을 강화하고 나섰다. 이용자를 상대로 더 차별화된 서비스·맞춤 광고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AI 역량을 갖춘 네이버 등 업체와 협력하기도 한다.
4일 SK텔레콤(SKT)은 네이버·아프리카TV와 스포츠 부문에서 AI 미디어 기술을 공동 활용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스포츠 산업 발전과 AI 고도화 시대에 걸맞은 스포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AI는 고객의 콘텐츠 선호도를 비롯해 제품 소비 동향까지 영업·마케팅 분야별 정보를 분석할 수 있다. 기업은 이를 통해 타깃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온라인 광고를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다. 더 다각화된 소비 수요를 충족해 제품 구매로 이어지도록 돕는다.
이번 협약으로 AI는 경기 중계방송 내 광고를 추적해 광고 빈도, 노출 시간을 측정하고 광고주·스포츠 관계자의 광고비 정산을 분석하는 데 쓰인다. 3사는 중계방송 광고를 인식해 시청자에 적합한 광고로 바꿔주는 시스템도 도입한다. 맞춤 광고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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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3사는 시청자가 선호하는 팀·선수를 AI가 분석해 원하는 영상 클립을 제공하는 'AI 하이라이트' 기능을 공동 활용하기로 했다. 올해 연도 시즌 야구 경기부터 골프·농구·배구 등 경기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한다. SKT의 AI 가상인간을 중계방송 등에 출연시켜 시청자와 대화하도록 하는 형태의 서비스도 공동 개발한다.
네이버의 스포츠 AI 기술도 중점 쓰일 전망이다. 앞서 네이버는 2018년부터 자체 플랫폼에서 AI 기반 야구 중계방송을 실시했다. 당시 △점수판(스코어보드)과 투구 동작을 인식하는 '오브젝트 디텍션(객체 탐지)' △영상 속 장면을 분류하는 '이미지 클래시피케이션' △호수비 유무를 확인하는 '액션 레코그니션' 등 기술이 대표적으로 적용됐다.
네이버 클로바 조직에서 개발 중인 음성인식(STT)과 광학문자인식(OCR) 기술도 적극 활용될 예정이다. 현재 네이버 클로바는 이러한 AI의 오류를 줄이는 등 기술을 지속 고도화하고 있다.
이번 SKT·네이버·아프리카TV 간 협력은 오는 5일 3사가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 입찰 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컨소시엄이 이 중계권을 따내면 2024~2026년 KBO리그 경기와 주요 행사의 국내 유무선 생중계, 주요 장면, 주문형비디오(VOD) 스트리밍 권리와 재판매 사업권을 보유하게 된다. 중계 권역은 대한민국 전역이다.
KT는 스포츠 중계와 연계한 AI 시범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2022년 2월 AI 방송중계 솔루션 업체 픽셀스코프와 5세대 통신(5G) 기반 AI 무인 스포츠 방송중계 사업을 추진한 것. 다만 현재는 해당 사업이 중단된 상황이다.
스포키는 스포츠 관련 최신 뉴스, 인기 유튜브 콘텐츠, 방송 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회원가입이나 로그인, 광고 시청 과정 없이 경기를 시청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제 스포츠 경기를 생중계하며 인기를 끌었다. 카타르 월드컵 기간에는 300만명, WBC는 150만명이 몰리는 등 하루 평균 6만6000명이 스포키를 이용했다. 이를 통해 출시 5개월 만인 작년 3월, 누적 이용고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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