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탈당과 분열 사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야권 통합' 메시지로 분수령을 맞이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번 주 탈당 의사를 재확인했지만, 그의 창당에 얼마나 많은 민주당 인사가 합류할지는 미지수다.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으로 잠시 멈췄던 당내 비명(비이재명)계 행보는 다시 신중해질 전망이다.
이 전 대표는 7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 참배를 마치고 "거취에 대해 분명히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주 후반 중 인사를 드리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사실상 탈당을 예고한 것이다.
그는 "무능하고 부패한 양당 독점의 정치 구도가 대한민국을 질식하게 하고 있다"며 "국민들께 희망의 선택지를 드려서 그분들이 정치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 이것이 당장 대한민국을 위해서 급한 길"이라고 창당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전 대표는 오는 9일 국회에서 열리는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출판기념회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는 '개혁신당'(가칭) 출범을 준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금태섭·조성주 '새로운선택' 공동대표가 모일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양당 독점의 정치 구도를 깨는 느슨한 선거 연대인 이른바 '제3지대 빅텐트론' 논의가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비명계 당 중진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당 창당) 시기가 아니라고 말을 했고,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했는데 고집이 꺾이지 않는다"며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하고도 (신당 창당 관련해) 싸운 모양"이라고 전했다.
박 전 원장은 연일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을 비판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6년 당시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을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했지만, 결국 다시 민주당에 복당한 경험이 있다. 박 전 원장은 지난 5일 한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은) 민주주의에 대한 반역"이라며 "방향도 잘못이고 문제 해결 능력도 없는 그러한 창당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6일 김대중(DJ)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과거 야권 대통합으로 민주통합당이 창당됐고 끝내 정권교체를 할 수 있었다"며 "김 전 대통령의 유언처럼 우리는 또다시 단합하고 통합해야 한다"면서 '야권 대통합'을 주문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친문재인)계에 메시지를 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총선을 앞두고 서로 (통합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해봐야 한다"고 공감의 뜻을 밝혔다. 다만 문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중진 의원은 "국회의원들의 모든 관심은 공천"이라며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없다면 당을 떠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내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 움직임도 한층 신중해지며 막판 고심에 들어간 모습이다. '원칙과 상식(김종민·조응천·이원욱·윤영찬)' 소속 이원욱 의원은 한 라디오에서 '최후 통보'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탈당을) 포기하고 원칙과 상식 활동을 중지, 당내 경선에 참가, 불출마 선언, 탈당해서 신당 창당 중에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탈당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여러 가능성을 검토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재명 대표의 당무 복귀 시점에 관심이 모인다. 4월 총선을 이끌기 위해 일각에선 조기 복귀설도 돌지만 당에서는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은 7일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는 회복 중에 있고, 병원에서 제공하는 죽으로 식사하고 있다"며 "혈관수술은 나중에 후유증이 있을 우려가 크기 때문에 절대 안정과 회복에 전념해달라는 (의료진의) 당부가 있었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당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8일 예정된 '영입 인재 6호' 일정은 홍익표 원내대표가 주재하기로 했다. 또 총선 공천 업무를 관장할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천관리위원회) 구성도 지난 1일 최고위원들 간 협의를 마쳤지만, 피습 사건으로 지난 5일 최고위 의결로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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