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워크아웃 무산 촉각] 후폭풍 번지나… A급 이하 캐피탈사·증권사 PF 부실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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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4-01-0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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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F대출 비중 큰 캐피탈·증권사 신용도 줄강등

  • 오케이캐피탈·다올투자증권 모니터링 대상 올라

  • 건전성 저하·대손비용 증가 불가피…자금난 우려도

3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앞 사진연합뉴스
3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사진=연합뉴스]
태영건설 워크아웃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동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몸집을 불려 온 일부 증권사와 A급 이하 캐피털사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회사들은 PF 대출 부실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해 A급 이하 캐피털사와 증권사 신용등급을 줄줄이 떨어뜨렸다. 태영건설발(發)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회수 가능성이 낮아진 브리지론(공사 시작 전 사업 초기 대출)을 중심으로 정리 절차가 확대되고, 이들 업체의 건전성 저하와 대손비용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오케이캐피탈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낮추면서 주요 업체로 지목했다. 오케이캐피탈의 부동산 PF 내 브리지론은 약 12조2000억원으로 자본 대비 143%나 된다는 게 이유다. 오케이캐피탈의 부동산금융 내 브리지론 비중은 약 72%며 중˙후순위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이 밖에도 A급 이하 캐피털사 대부분의 영업 자산 내 PF 대출 비중은 20% 이상이다. 한신평은 DB캐피탈 신용등급을 BBB0(긍정적)에서 BBB0(안정적)으로 변경했다. 엠캐피탈은 한신평·한기평·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 모두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자금을 조달하기가 더 힘들어지는 만큼 이들 업체는 향후 삼중고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PF 대출 부실과 경기 불안으로 공격적 여신 영업이 어려운 데다 자금시장에서도 안정적이면서 적정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가 마땅치 않아 시중 자금을 끌어오는 데 한계가 있다. 

캐피털 관계자는 "PF 대출 위주로 생존 전략을 짜면서 사업을 크게 벌였던 일부 하위 캐피털사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면서 "은행지주 계열이나 현대커머셜, 미래에셋캐피탈 등 AA-급 캐피털사는 PF 대출 비중도 작고 사업장이 주로 수도권에 몰려있지만 하위 업체의 경우 지방·상업용 시설 등 고위험 사업장이 많아 불이 번지면 상당히 곤란할 것"이라고 말했다.

PF 대출을 크게 늘렸던 증권업계도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 SK증권은 신용등급 모니터링 대상에 올랐다. 이들 증권사 신용등급은 A등급이며 등급전망은 각각 안정적,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다올투자증권의 작년 9월 기준 우발 채무(유동화증권 매입 및 확약실행분 포함) 규모는 5554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74.4%를 기록했다. 부동산 PF 관련 우발 채무 및 기업 여신 규모는 4829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64.7%를 차지했다. SK증권은 같은 기간 우발 채무 규모는 2831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44.8%를 기록했다.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지방 생활형 숙박시설 분양 사업장 중·후순위 부동산 금융으로 구성돼 회수 불가능 부담이 높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한국기업평가도 다올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A등급인 다올투자증권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A+등급인 하이투자증권은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내려앉았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약 9800억원으로 집계됐다.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중·후순위 비중이 73%를 차지했다.
 
한기평 관계자는 "중·후순위 비중과 브리지론 비중을 감안할 때 질적 위험도가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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