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신당 창당에 나섰지만 막상 탈당을 거부하고 있는 류호정 의원을 비례 1번으로 발탁했다는 지적에 "그 1번이 정의당 안 하겠다고 하니까 지지해 주신 당원과 국민들께 정말 송구스럽다"고 7일 사과했다.
심 의원은 이날 오후 3시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고양시 덕양구 베네치아 웨딩홀에서 '심상정, 우공의 길' 출간기념회를 열고 관련 질문을 받은 후 “정말 저도 참 유구무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류 의원은 최근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 선택’ 신당 합류를 공식화했지만, 아직 탈당에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비례대표는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심 의원은 “어떤 분이 저한테 대놓고 ‘류호정을 발탁해서 당을 어렵게 만든 게 아니냐’고 했다”며 “제가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정의당은 비례의원들도 경쟁을 한다. 류 의원은 특별히 발탁할 필요 없는 오랜 당원이었고, 당내 경선을 통해 1등을 해서 비례의원이 됐다”고 해명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비롯해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안상미 전세사기·깡통전세피해자 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 등 정계 인사들과 지지자 250여명이 참석했다.
재야 원로 인사들도 한자리에 모였다.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천영세 전 민주노동당 의원 등이 행사에 참석해 축하를 보냈다.
아울러 심 의원은 이철희 전 정무수석과의 대담인 ‘철심토크’에서 최근 자신을 둘러싼 정계 은퇴설과 정의당 내 논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입장을 밝혔다.
그는 본인을 비롯한 정의당 전체가 위기 상태라고 진단했다. 심 의원은 “요즘 사람들이 한동안 심상정이 TV에도 안 나오고 홍보 현수막도 안 하니까 이제 정치 그만하려는 것이냐고 묻는다”며 “사실 돈이 없어 못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의당이 잘해야 되지 않냐고 말씀하시는데, 참 최선을 다했다”며 “20년 동안 진짜 낮도, 밤도, 새벽도, 주말도, 남편도 없는 사람처럼 매달려서 했다. 근데 잘하기만 하는 거 갖고는 안 되더라”라고 회고했다.
또 심 의원은 “기회가 없는 상황에서 어떤 정치적 포부를 밀고 간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 말씀처럼 ‘비가 안와도 비가 너무 많이 와도 다 내 탓인 것 같다’는 마음으로 살았다”고 밝혔.
5선이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심 의원은 거대 양당제를 넘어 다당제 정치 구조를 완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제3의 길을 가면서 어렵다는 것을 다 알고 시작했다”며 “그럼에도 그 길을 위성 정당으로 이렇게 마무리할 수는 없다. 최소한 다당제 연합정치로의 환경 변화를 통해 극단적인 혐오 정치, 대결 정치를 넘어서는 정치 개혁 물꼬를 트는 것까지는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지율 한 자릿수 진보정당의 정치인이 세 번씩이나 당선된 것은 한국 정치사에 처음 있는 일”이라며 “국민들께서 4월에 또 신임을 해주신다면 성원에 보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신간 ‘심상정, 우공의 길’에는 촛불혁명을 기점으로 연합정치의 변곡점이 된 조국사태, 위성정당, 21대 대선 과정에 대한 심 의원의 시선이 담겼다. 또한 정치개혁 및 기후위기와 불평등에 맞서 다당제 책임연정 시대를 열어갈 미래 비전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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