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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국방수장 몇 달 새 연달아 '실종'…경쟁 국면 속 약점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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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4-01-0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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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스틴 美 국방장관, 4일까지 사흘간 '실종'…입원 상황 보고 無

  • 리상푸 전 中 국방부장, 작년 2달간 '실종' 후 갑작 해임

지난 달 이스라엘을 방문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난 달 이스라엘을 방문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중 국방수장이 수개월 차이를 두고 연달아 '실종'되는 일이 벌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미·중 경쟁 국면 속에 양국 정상의 '믿는 도끼'인 국방부에서 문제가 드러나면서 정상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7일(이하 현지시간) CNN, 폴리티코 등 외신들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실종'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오스틴 장관이 수술을 받기 위해 월터 리드 군 병원에 입원했으나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 지휘 체계 라인에 제때 보고하지 않아 아무도 그의 입원 사실을 몰랐던 것. 

미 국방부는 4일에야 백악관에 오스틴 장관의 입원 사실을 보고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 등 미국 지도부도 그때서야 해당 사실을 알게 됐다. 더욱이 푸에르토리코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던 미 국방부 '넘버2' 캐슬린 힉스 차관은 2일에야 오스틴 장관의 업무 중 일부 '일상 업무'를 대신 수행하기 시작했고, 이후 4일에야 오스틴 장관의 입원 사실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오스틴 장관과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2개의 전쟁에 관여하고 있고, 더욱이 미·중 경쟁이라는 중차대한 국면 속에서 미 군사 업무를 총괄하는 국방부 수장이 보고 없이 무단 입원한 것과 그가 사흘이나 '실종'됐음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오바마 정부 당시 국방장관을 지낸 척 헤이글 전 공화당 상원의원은 "대통령은 각료들의 소재를 상시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톰 코튼 미 상원의원(아칸소, 공화당)은 "국방부 장관은 대통령과 군부를 잇는 주요 연결 고리이다"며 "이 (오스틴 장관 관련)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 충격적인 (지휘 체계) 붕괴에 대한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자 오스틴 장관은 6일 성명을 내고 해당 문제는 자신의 의료 절차에 대한 개인적 사항이라고 해명했고, 바이든 대통령 역시 그에 대한 신뢰를 표했다.

그럼에도 오스틴 장관의 입원과 소재 보고 누락에 대한 많은 의문점들이 남아있어 미군을 바라보는 눈초리에도 의혹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에 하원 군사위원회 의원들은 전날 성명을 내고 오스틴 장관의 의료적 절차와 결과 및 현재 상태, 그리고 장관의 업무 지시 시기와 방법, 대통령 및 의회에 대한 보고 지연 이유를 묻는 성명을 발표했다.
 
中 국방부장, 2달 '실종' 끝 갑작 해임
앞서 작년에는 리상푸 중국 전 국방부장(국방부 장관)의 실종 사건이 부각됐다. 작년 3월 국방부장에 임명된 리 전 부장은 8월부터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정말로 '실종'된 가운데 10월에 돌연 해임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 정부가 리 부장의 해임과 관련해 특별한 소식을 내놓지 않아, 이를 둘러싸고 무성한 추측이 제기됐다. 항공우주 엔지니어 출신인 동시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가족과도 친분이 있는 리 전 부장은 시 주석 집권 직후인 2013년부터 출세 가도에 오른 뒤 2017년 중앙위원회, 2022년에는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되더니 급기야 2023년에는 국방부장 자리에 올랐다. 

시 주석 측근으로 분류되는 리 전 부장이 해임된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작년 한 해 대대적으로 시행한 군부 사정의 일환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중국 인민해방군 내 각종 비리와 부패로 인해 시 주석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던 군 현대화가 차질을 겪으면서 대대적인 군부 인사 숙청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중국 군 현대화의 핵심으로 평가받고 있는 로켓군의 병폐는 로켓군이 주요 사정 대상이 되는 계기가 됐다고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짚었다.

시 주석은 2022년 열린 20차 당 대회에서 "부패는 당에 해를 끼치는 최대의 암"이라며 부패 척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시 주석의 군부 사정은 인민해방군 전력 약화, 더 나아가서는 정치적 불안 요소도 된다는 평이다.

미국 씽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산하 중국 전문 연구소 글로벌 차이나 허브의 원티성숭연구원은 "이러한 (고위) 관리들의 제거는 중국 정치 지도부 내 정치적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워싱턴 D.C 소재 씽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중국 프로그램 책임자 윤선 연구원은 "중국이 (군 부패) 문제를 해결하고 로켓군의 전력 및 신뢰도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미·중 경쟁 국면이 펼쳐지고 있는 이 때 양국 국방부에서 연달아 문제가 발생해 각 정상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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