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는 반윤석열, 비이재명이라는 구호로 모이는 정치 그룹이 아닙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31)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 진행된 인터뷰에서 "새로운 시민집단을 형성해야 하는 게 '제3지대'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3지대를 두고 "형식적으로 거대 양당(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소위 '양당의 아류'로 인식되지 않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런 의미에서 류 의원은 현재 여야 원외의 신당 창당은 아직까지 우려되는 점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나 천·아·인(천하람·허은아·이기인)은 젊은 정치를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기존 여당과 다른 노선을 추구하는 걸로 알지만, 총선이 끝나고 다시 합치게 될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고 본다"고 경계했다.
다음은 류 의원과 일문일답.
-21대 국회 소감을 말해준다면.
"처음엔 정의당이 비교섭단체였고, 20대 국회와 달리 캐스팅보트로 역할을 하기 힘든 구조였다. 양극단의 진영 정치 속에서 성과를 낼 만한 일들을 하지 못해서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
-파격적인 드레스코드로 메시지를 발신하고, 눈에 띄는 의정활동을 했다. 동시에 '페미 여전사'라는 이미지가 고착화돼 있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나.
"드레스코드 하나 때문에 이런 이미지가 고착화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故) 박원순 시장님 조문을 거부한 것, 비동의 강간죄 대표 발의한 것 등 공격적으로 의정활동을 한 것에 대한 이미지라고 생각한다. 억울할 건 없다. 지금도 저는 페미니스트이다. 다만 페미니스트로서 페미니즘과 성평등이 우리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시민들을 더 설득하지 못한 게 반성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요즘은 오히려 좀 더 겸손하고 차분한 자세로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는 태도로 시민들을 설득해 나가는 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새로운선택(금태섭·조성주 공동대표)과 함께 내놓은 정책 중 성평등 정책 관련해 듣고 싶다.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 대표님과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병역 남녀 평등과 남성 육아휴직제를 말했다. 요지는 성역할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평등을 주장하는 정당이라면 가사뿐만 아니라 병역에서 성평등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가사와 돌봄은 당연히 여성이 하고, 나라를 지키는 일은 남성이 하는 생각은 이제 대한민국에 어울리지 않는다. 가사에서 성평등과 병역에서 성평등을 이루고자 두 가지를 제시했다."
-'주휴수당 폐지'와 '직무급제 도입'도 눈길을 끌었다.
"사회적 직무급제는 노동 내부 불평등 해소를 위해 필요하다고 봤다. 호봉제가 강한 기업일수록 비정규직을 많이 고용하거나 하청과 재하청을 많이 준다. 선진국처럼 동일노동·임금 원리를 실현하려면 직무 종류에 따라 임금 수준을 정해야 한다고 봤다. 노동 평등을 이루고 임금 사다리를 만들자는 취지였다. 주휴수당 폐지는 지난 정부 때 최저임금을 급속하게 올렸다. 자영업자들은 주휴수당을 주지 않기 위해서 주 15시간 미만 고용을 늘렸다. 이 부분은 진보 진영이 반성해야 한다. 모든 정책은 부작용이 있기 마련인데, 부작용에 대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주휴수당을 기본급화하고 점진적으로 폐지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2030 여성 의원인 류호정 의원이 생각하는 '저출생 대책'은 무엇인가.
"국회 인구위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속해 있다. 그곳의 5060 의원님들이 '류호정만 설득하면 저출생 문제를 해결된다'고 우스갯소리로 말씀하신다. 윤 정부가 저출생 문제 원인으로 고용 불안, 주거 부담, 출산 및 육아 부담, 교육 경쟁 심화, 일생활 조화를 어려움을 꼽았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문제 진단이 돼도 해결을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개인적으론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일터와 가정에서도 해소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의 가사노동시간이 높다는 말은 곧 남성이 일터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남성과 여성 간 일터와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의 분배가 균형이 이뤄야 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피습 사건을 어떻게 봤나.
"거대 양당이 지금도 양극단의 진영 정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갈등과 반목,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못하는 대상으로 여기는 (정치나 우리 사회) 풍토가 분명히 영향을 줬다. 저도 반성할 지점이 있는 게 현 정부나 지난 정부를 비판할 때 어떻게 하면 강하게 비판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이런 점들이 쌓이고 쌓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상대 진영을 적으로 규정했던 사실을 반성해야 한다. 다만 선거를 앞두고 여의도 정치가 그런 대화와 타협을 이룰 수 있을지는 걱정이 된다. 이재명 대표님 하루 빨리 회복하셨으면 좋겠다."
-결국 '증오의 정치' 결과인 것인가
"지금 다원성이 폭발하는 사회다. 또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모두가 생각이 다 같을 수만은 없는 것이고, 그렇다면 다른 사람이 존재함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화와 타협을 해야 하는 거지 없애버릴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지금 정치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지지자들도 ‘정치인들이 하듯이 폭력적으로 행동해도 된다 그래도 된다’라는 메시지를 정치권이 먼저 주지 않았나 싶다. 정치권이 자성해야한다."
-류호정이 생각하는 '제3지대'란 무엇인가.
"지금의 대한민국의 시대 정신을 찾아내, 새로운 시민집단을 형성해야 하는 게 제3지대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시민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가 빠른 시간에 달성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 본다. 그래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다른 세계관이 필요하다. 저는 절제와 공존이 새로운 시대 정신이라 생각한다.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로 (나와 생각이) 다른 상대와 대화하고 타협하는 정치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쉽게 얘기하면 공공기관 신뢰도 조사할 때 국회가 꼴찌하는 상황을 한번 탈출해보고 싶다."
-지금 여야 원외에서 진행되는 신당 창당은 어떻게 보나.
"이준석 전 대표나 '천·아·인(천하람·허은아·이기인)'도 역동적이고 젊은 정치를 보여주고 있다 생각한다. 국민의힘과 다른 노선을 택한 것으로도 알고 있다. 다만 총선이 끝나고 기존 정당과 다시 합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직전 정부의 국무총리였고 집권당 대표, 주요 대선 후보였다. 문제는 기존 여야 모두 (분당 관련해) 이 상황을 엄중하게 보는 정치인이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양극단의 정치를 극복하기 위해선 다양한 의견을 포용해야 한다."
-새로운 시대정신, '절제와 공존'이라 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지난해 초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과 비동의 강간죄 관련해 토론한 게 생각난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싸우지 않고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토론해 가려고 했다. 결국 '동의 없는 성관계는 강간이다'라는 대명제에 대해서 서로 합의점을 찾아냈다. 이렇듯 상대방에게 윽박지르지 않고 '대화 정치'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절제와 공존이라면 자극적이지 않고 심심한 게 아닐까."
-최근 심상정 의원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류호정 의원은 정의당에 신의를 저버렸다"고 말했다.
"저는 심상정 의원이야 말로 (정의) 당원의 신의를 저버렸다고 생각한다. 진보 정치가 몰락했음에도 (이 사실을) 당원과 시민들에게 숨겼다. 정의당을 '심상정 체제'로만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녹색당 등과 선거연합정당은 정의당의 총선전략이 될 수 없다. 녹색당 등은 당선되면 다시 녹색당으로 돌아가는 것. 결국 심 의원이 있는 고양갑을 비롯해 지역구 후보 단일화를 통해 비례위성정당 참여로 정의당의 수명을 연장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심상정 의원이 정의당에 신의를 저버렸다는 말인가.
"과거에 진보정당도 이별과 만남을 반복했다. 2008년 심 의원이 민주노동당 소속 비례대표의원이면서 진보신당 창당대회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2011년 심 의원은 진보신당의 결정을 따르지 않고 통합진보당에 참여했다. 정치적 격변의 시기였기 때문에 그럴 만한 사정과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만약 제가 정의당의 신의를 저버렸다고 주장하신다면 그때 심상정 의원은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신의를 저버린 것인가."
-'기득권' 양당에서 벗어나 정의당으로만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것인가.
"정의당의 당론은 '양당 정치 극복' '민주당과의 결별' '조국 사태 이후 처절한 반성' 등이다. 현재 정의당 선배들은 지금까지 해온 (당론 관련된) 말들이 포장이었을 뿐이란 걸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정의당이 다시 양당 체제의 일부, 정확하겐 민주당의 아류로 남도록 두지 않을 생각이다. 선거 다가오니 민주당 옆에 서겠다는 건데, 여태까지 뭐 하러 '우리는 다른 진보정당'이라고 얘기해온 것인지 궁금하다."
-이 모든 걸 정의당 의원으로서 하겠다는 말인데, 탈당 생각은 없는가.
"(지난 3일)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에 탈당하고 합류한 허은아 전 의원을 보고 비교가 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었다. 각당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고 본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장, 검찰 권력에 정당의 운명을 맡겼다. 그러나 정의당은 아직 절차가 남아 있다. (오는 14일) 당대회가 있고, 당원 총투표가 있다. 제가 정의당의 당론이라 생각하고, 민주당의 2중대가 당론이 될 수는 없다. (정의당은) 현재 노선을 두고 경쟁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저는 제3지대가 우리가 갈 길이라고 당원분들께 말씀드리고 싶다. 탈당은 없다."
-민주당의 2중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정의당은 지금 민주대연합과 반윤석열로 선거를 치른다는 입장이다. 아마 익숙한 길일 것이다. 저는 매우 위험한 선택이라고 본다. 양극단의 진영 정치를 강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 반대편에 민주당이 싸움을 이어가는 상황에, 정의당은 민주당보다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해로운 정치가 될 것이다. 그리고 정의당은 민주당의 아류로 영구히 못이 박힐 것이다. 정의당이 하는 모든 정치 행위는 민주당과 관계 속에서만 의미를 갖게 되고, 정의당의 정체성은 희미해질 것이다."
-총선 출마 생각은.
"2020년부터 경기 성남 분당갑 지역구인 야탑동에 사무실을 내고 활동하고 있다. 저번 주 지역분들 모시고 조촐하게 의정보고회도 열었다. 안철수 의원님과 맞붙을 것이다. 현재로선 누가 공천받을진 모르겠다."
-당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2017년 대선에 양당과 다른 메시지를 내고 사회적 약자 옆에 서서 양당 정치를 극복하겠다고 메시지를 내는 정의당 모습에 감동해 입당을 했다. 정의당과 민주당이 비슷해서가 아니다. 초심을 지켜나가는 세력이 정의당 안에 여전히 존재한다는 걸 당원 지지자 여러분께서 봐주시면 좋겠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31)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 진행된 인터뷰에서 "새로운 시민집단을 형성해야 하는 게 '제3지대'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3지대를 두고 "형식적으로 거대 양당(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소위 '양당의 아류'로 인식되지 않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런 의미에서 류 의원은 현재 여야 원외의 신당 창당은 아직까지 우려되는 점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나 천·아·인(천하람·허은아·이기인)은 젊은 정치를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기존 여당과 다른 노선을 추구하는 걸로 알지만, 총선이 끝나고 다시 합치게 될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고 본다"고 경계했다.
다음은 류 의원과 일문일답.
"처음엔 정의당이 비교섭단체였고, 20대 국회와 달리 캐스팅보트로 역할을 하기 힘든 구조였다. 양극단의 진영 정치 속에서 성과를 낼 만한 일들을 하지 못해서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
-파격적인 드레스코드로 메시지를 발신하고, 눈에 띄는 의정활동을 했다. 동시에 '페미 여전사'라는 이미지가 고착화돼 있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나.
"드레스코드 하나 때문에 이런 이미지가 고착화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故) 박원순 시장님 조문을 거부한 것, 비동의 강간죄 대표 발의한 것 등 공격적으로 의정활동을 한 것에 대한 이미지라고 생각한다. 억울할 건 없다. 지금도 저는 페미니스트이다. 다만 페미니스트로서 페미니즘과 성평등이 우리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시민들을 더 설득하지 못한 게 반성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요즘은 오히려 좀 더 겸손하고 차분한 자세로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는 태도로 시민들을 설득해 나가는 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새로운선택(금태섭·조성주 공동대표)과 함께 내놓은 정책 중 성평등 정책 관련해 듣고 싶다.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 대표님과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병역 남녀 평등과 남성 육아휴직제를 말했다. 요지는 성역할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평등을 주장하는 정당이라면 가사뿐만 아니라 병역에서 성평등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가사와 돌봄은 당연히 여성이 하고, 나라를 지키는 일은 남성이 하는 생각은 이제 대한민국에 어울리지 않는다. 가사에서 성평등과 병역에서 성평등을 이루고자 두 가지를 제시했다."
-'주휴수당 폐지'와 '직무급제 도입'도 눈길을 끌었다.
"사회적 직무급제는 노동 내부 불평등 해소를 위해 필요하다고 봤다. 호봉제가 강한 기업일수록 비정규직을 많이 고용하거나 하청과 재하청을 많이 준다. 선진국처럼 동일노동·임금 원리를 실현하려면 직무 종류에 따라 임금 수준을 정해야 한다고 봤다. 노동 평등을 이루고 임금 사다리를 만들자는 취지였다. 주휴수당 폐지는 지난 정부 때 최저임금을 급속하게 올렸다. 자영업자들은 주휴수당을 주지 않기 위해서 주 15시간 미만 고용을 늘렸다. 이 부분은 진보 진영이 반성해야 한다. 모든 정책은 부작용이 있기 마련인데, 부작용에 대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주휴수당을 기본급화하고 점진적으로 폐지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2030 여성 의원인 류호정 의원이 생각하는 '저출생 대책'은 무엇인가.
"국회 인구위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속해 있다. 그곳의 5060 의원님들이 '류호정만 설득하면 저출생 문제를 해결된다'고 우스갯소리로 말씀하신다. 윤 정부가 저출생 문제 원인으로 고용 불안, 주거 부담, 출산 및 육아 부담, 교육 경쟁 심화, 일생활 조화를 어려움을 꼽았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문제 진단이 돼도 해결을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개인적으론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일터와 가정에서도 해소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의 가사노동시간이 높다는 말은 곧 남성이 일터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남성과 여성 간 일터와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의 분배가 균형이 이뤄야 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피습 사건을 어떻게 봤나.
"거대 양당이 지금도 양극단의 진영 정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갈등과 반목,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못하는 대상으로 여기는 (정치나 우리 사회) 풍토가 분명히 영향을 줬다. 저도 반성할 지점이 있는 게 현 정부나 지난 정부를 비판할 때 어떻게 하면 강하게 비판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이런 점들이 쌓이고 쌓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상대 진영을 적으로 규정했던 사실을 반성해야 한다. 다만 선거를 앞두고 여의도 정치가 그런 대화와 타협을 이룰 수 있을지는 걱정이 된다. 이재명 대표님 하루 빨리 회복하셨으면 좋겠다."
-결국 '증오의 정치' 결과인 것인가
"지금 다원성이 폭발하는 사회다. 또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모두가 생각이 다 같을 수만은 없는 것이고, 그렇다면 다른 사람이 존재함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화와 타협을 해야 하는 거지 없애버릴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지금 정치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지지자들도 ‘정치인들이 하듯이 폭력적으로 행동해도 된다 그래도 된다’라는 메시지를 정치권이 먼저 주지 않았나 싶다. 정치권이 자성해야한다."
-류호정이 생각하는 '제3지대'란 무엇인가.
"지금의 대한민국의 시대 정신을 찾아내, 새로운 시민집단을 형성해야 하는 게 제3지대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시민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가 빠른 시간에 달성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 본다. 그래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다른 세계관이 필요하다. 저는 절제와 공존이 새로운 시대 정신이라 생각한다.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로 (나와 생각이) 다른 상대와 대화하고 타협하는 정치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쉽게 얘기하면 공공기관 신뢰도 조사할 때 국회가 꼴찌하는 상황을 한번 탈출해보고 싶다."
-지금 여야 원외에서 진행되는 신당 창당은 어떻게 보나.
"이준석 전 대표나 '천·아·인(천하람·허은아·이기인)'도 역동적이고 젊은 정치를 보여주고 있다 생각한다. 국민의힘과 다른 노선을 택한 것으로도 알고 있다. 다만 총선이 끝나고 기존 정당과 다시 합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직전 정부의 국무총리였고 집권당 대표, 주요 대선 후보였다. 문제는 기존 여야 모두 (분당 관련해) 이 상황을 엄중하게 보는 정치인이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양극단의 정치를 극복하기 위해선 다양한 의견을 포용해야 한다."
-새로운 시대정신, '절제와 공존'이라 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지난해 초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과 비동의 강간죄 관련해 토론한 게 생각난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싸우지 않고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토론해 가려고 했다. 결국 '동의 없는 성관계는 강간이다'라는 대명제에 대해서 서로 합의점을 찾아냈다. 이렇듯 상대방에게 윽박지르지 않고 '대화 정치'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절제와 공존이라면 자극적이지 않고 심심한 게 아닐까."
"저는 심상정 의원이야 말로 (정의) 당원의 신의를 저버렸다고 생각한다. 진보 정치가 몰락했음에도 (이 사실을) 당원과 시민들에게 숨겼다. 정의당을 '심상정 체제'로만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녹색당 등과 선거연합정당은 정의당의 총선전략이 될 수 없다. 녹색당 등은 당선되면 다시 녹색당으로 돌아가는 것. 결국 심 의원이 있는 고양갑을 비롯해 지역구 후보 단일화를 통해 비례위성정당 참여로 정의당의 수명을 연장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심상정 의원이 정의당에 신의를 저버렸다는 말인가.
"과거에 진보정당도 이별과 만남을 반복했다. 2008년 심 의원이 민주노동당 소속 비례대표의원이면서 진보신당 창당대회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2011년 심 의원은 진보신당의 결정을 따르지 않고 통합진보당에 참여했다. 정치적 격변의 시기였기 때문에 그럴 만한 사정과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만약 제가 정의당의 신의를 저버렸다고 주장하신다면 그때 심상정 의원은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신의를 저버린 것인가."
-'기득권' 양당에서 벗어나 정의당으로만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것인가.
"정의당의 당론은 '양당 정치 극복' '민주당과의 결별' '조국 사태 이후 처절한 반성' 등이다. 현재 정의당 선배들은 지금까지 해온 (당론 관련된) 말들이 포장이었을 뿐이란 걸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정의당이 다시 양당 체제의 일부, 정확하겐 민주당의 아류로 남도록 두지 않을 생각이다. 선거 다가오니 민주당 옆에 서겠다는 건데, 여태까지 뭐 하러 '우리는 다른 진보정당'이라고 얘기해온 것인지 궁금하다."
-이 모든 걸 정의당 의원으로서 하겠다는 말인데, 탈당 생각은 없는가.
"(지난 3일)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에 탈당하고 합류한 허은아 전 의원을 보고 비교가 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었다. 각당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고 본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장, 검찰 권력에 정당의 운명을 맡겼다. 그러나 정의당은 아직 절차가 남아 있다. (오는 14일) 당대회가 있고, 당원 총투표가 있다. 제가 정의당의 당론이라 생각하고, 민주당의 2중대가 당론이 될 수는 없다. (정의당은) 현재 노선을 두고 경쟁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저는 제3지대가 우리가 갈 길이라고 당원분들께 말씀드리고 싶다. 탈당은 없다."
-민주당의 2중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정의당은 지금 민주대연합과 반윤석열로 선거를 치른다는 입장이다. 아마 익숙한 길일 것이다. 저는 매우 위험한 선택이라고 본다. 양극단의 진영 정치를 강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 반대편에 민주당이 싸움을 이어가는 상황에, 정의당은 민주당보다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해로운 정치가 될 것이다. 그리고 정의당은 민주당의 아류로 영구히 못이 박힐 것이다. 정의당이 하는 모든 정치 행위는 민주당과 관계 속에서만 의미를 갖게 되고, 정의당의 정체성은 희미해질 것이다."
-총선 출마 생각은.
"2020년부터 경기 성남 분당갑 지역구인 야탑동에 사무실을 내고 활동하고 있다. 저번 주 지역분들 모시고 조촐하게 의정보고회도 열었다. 안철수 의원님과 맞붙을 것이다. 현재로선 누가 공천받을진 모르겠다."
-당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2017년 대선에 양당과 다른 메시지를 내고 사회적 약자 옆에 서서 양당 정치를 극복하겠다고 메시지를 내는 정의당 모습에 감동해 입당을 했다. 정의당과 민주당이 비슷해서가 아니다. 초심을 지켜나가는 세력이 정의당 안에 여전히 존재한다는 걸 당원 지지자 여러분께서 봐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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