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 기업 TCL과 하이센스가 자신들이 전 세계 TV 시장 점유율 2위라고 주장하며 삼성전자·LG전자와 격차 좁히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해까지 1000달러(약 130만원) 이하 중저가 TV를 중심으로 판매량 확대에 집중했다면 올해부터는 미니 발광다이오드(LED)를 적용한 고급 LED TV로 사업 영역을 본격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현지시간) TCL과 하이센스는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두고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TCL은 이날 간담회에서 2023년 글로벌 TV 시장에서 2위를 달성했고 1위도 곧 달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둥성(통슨 리) TCL 창업자 겸 회장은 직접 행사에 등장해 "1990년대에는 CES에 관람객으로 왔는데 올해는 초대를 받았다"며 "TCL이 전 세계 TV 출하량 '넘버 투(2위)'를 달성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크 장 TCL 북미 지사장이 "98인치 TV를 중심으로 TCL의 양자점LED(QLED) TV 판매량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더 크고 더 좋게(Bigger and Better)' 전략이 통한 증거"라고 덧붙였다.
TCL뿐 아니라 하이센스도 자사가 세계 TV 시장 점유율 2위라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골드 하이센스 미국 지사장은 "하이센스가 명백히 전 세계 2위 TV 업체가 됐다"며 "지난해 북미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 것에 따른 성과"라고 말했다.
두 업체가 서로 2위 업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2023년 전 세계 TV 시장 조사 보고서로 풀이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TV 시장은 삼성전자가 출하량 기준 1위(3630만대)를 수성했고, 하이센스(2700만대)와 TCL(2620만대)이 근소한 차이로 2·3위를 기록했다. LG전자는 2291만대로 4위를 차지했다.
다만 가전업계에선 두 회사가 박리다매로 점유율을 확대한 것인 만큼 내실은 부족하다고 평가한다. 매출 기준으로 점유율을 집계하는 옴디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 세계 TV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29.9%), LG전자(16.4%)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고부가가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로 주력 상품을 옮겨 수익성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내다본다. 반면 TCL과 하이센스는 시장 경쟁이 치열해 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대형 QLED TV 시장에 집중해 수익성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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