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현재 100조원 정도인 시가총액을 향후 3년내 200조원까지 키우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온디바이스 AI(인공지능) 시대에 맞춰 점차 커지고 있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을 적극 공략해 현재의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곽 사장은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SK하이닉스 간담회에서 "지금처럼 반도체 기술 개발을 충분히 확보하고 공급 물량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준비가 돼있으며, 이와 동시에 재무건전성도 높일 수 있다면 현재 시총이 100조 정도 되는데 더 나은 모습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온디바이스 AI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말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국내 시총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날 기준 SK하이닉스의 시총은 100조 275억원,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은 97조 6950억원이다.
또 곽 사장은 현재 진행 중인 메모리와 낸드플래시 감산 종료에 대한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D램은 최근 시황이 개선될 조짐이 보여 일부 수요가 많은 제품은 최대한 생산하고 그렇지 못한 제품은 조절해 나갈 것"이라며 "적극적인 감산 변화는 1분기쯤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낸드는 상대적으로 시황 개선 속도가 느린데, 그럼에도 최악의 상황은 벗어나는 것 같아 제품별로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했다.
중국발 리스크와 관련해서 곽 사장은 "작년부터 지정학적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사내 TF를 구성해 적극적으로 활동해왔고, 실제 각국 정부와 밀접하게 소통하면서 리스크는 상당부분 완화됐다고 보고 있다"면서 "각국 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해 시장과 고객에 더 큰 만족을 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HBM을 비롯한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경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삼성전자 시장 점유율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김주선 AI인프라 담당 사장은 "점유율은 제품마다 다르고, 신제품을 출시하는 속도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면서 "우리는 주어진 환경 하에서 아직까지 경쟁사보다 출시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타사가 캐파를 늘려 따라오느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고, 우리가 준비된 상황 속에서 얼마나 잘 해낼수가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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