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산천어축제장에 평화를 기원하는 에티오피아의 커피향이 은은히 펴지고 있다.
화천군은 2024 얼음나라 화천산천어축제가 개막한 지난 6일부터 축제장 내에 에티오피아 홍보관을 운영하고 있다. 홍보관에는 에티오피아 청년들이 현지에서 공수한 최상급 원두로 전통 방식에 가깝게 추출한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화천군의 6.25 전쟁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 장학사업 수혜 학생들이다. 이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커피를 만드는 모습은 마치 에티오피아 현지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참전용사 후손들이 축제 때마다 만드는 이 커피는 ‘피스(Peace:평화)커피’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1잔에 1,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운영 수익은 전액 참전용사 후손 장학사업에 쓰인다.
에티오피아는 세계적인 커피 생산국으로, '커피의 고향'으로 불린다. 홍보관을 방문하면, 6.25 전쟁 당시 에티오피아 군대의 활약상, 화천군의 에티오피아 장학사업 성과와 장학생 선발 과정, 전통 공예품과 미술작품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화천군은 2009년부터 대한민국을 위해 전쟁에 참여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들이 가난을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을 꿈꿀 수 있도록 돕고자 장학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졸업생을 포함해 모두 420명의 장학생이 혜택을 입었다.
지금도 에티오피아 현지 250여 명의 장학생이 화천군을 비롯해 지역 군부대, 개인과 단체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12년 설립한 명성의대에 6명이 재학 중이고, 13명이 졸업했다. 졸업생 중 10명은 의사의 꿈을 이루는 등 몇 년 전부터 장학사업의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 박사 학위 취득 후 해당 대학 초빙교수로 임용된 사례도 있다. 현재 축제장 에티오피아 홍보관에서 고국을 알리고 있는 라헬 솔로몬씨 역시 화천군의 후원으로 지난해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어린 시절부터 화천군의 후원을 받아온 라헬씨는 지난 2022년에는 자국의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재원이며, 유창한 한국어 실력까지 갖췄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들이 꿈을 이루고, 나아가 조국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장학사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는 6.25 전쟁 당시 유일하게 군대를 파병한 아프리카 국가로, 파병된 황실근위대 강뉴부대 6037명은 화천에서 첫 전투를 치른 이후 투입된 전투마다 전승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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