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윤석열 정부 첫 경방 발표 때 담겼던 입법안 중 상당 수가 여전히 국회에서 공전 중인 상황도 이같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
10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올해 경방 내용을 소개하며 물가 안정과 내수 활성화에 따른 민생 경제 회복을 정책 목표로 내세웠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을 골자로 한 잠재 위험 관리도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반도체와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기대되는 반면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소비가 둔화하고 건설 경기가 부진할 것이라는 판단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기재부는 12개 주요 입법 과제를 선정했는데 그 중 6개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노후차 개별소비세 한시 인하, 임시투자세액공제 1년 연장, 연구개발(R&D) 투자 증가분에 대한 공제율 한시 상향, 상반기 소비 증가분 20% 공제, 전통시장 소비 공제율 상향 등이다.
지방 '세컨드 홈' 구매 확대를 위해서도 조세특례제한법과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 소형·저가주택 매입 시 1년 한시 취득세 감면, PF 정상화 펀드 내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의 부동산 매입 시 취득세 감면 등 조치는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이 필요 조건이다.
비수도권 개발부담금·학교용지부담금 감면을 위해서는 개발이익환수법과 학교용지부담금법을 바꿔야 한다. 지방정부에 미니 관광단지 신설 등 권한을 이양하는 정책은 관광진흥법 개정 사안이다.
여소야대·총선에 난항 전망…지난 입법안도 국회서 잠자는 중
문제는 여소야대 정국이라 정부 입법 과제가 국회 문턱을 넘기 힘들다는 점이다. 정부는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주요 입법 과제 통과를 추진할 방침이지만 야당 측은 세수 기반 확충 없이 감세 정책만 이어진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는 중이다. 2월 임시국회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4월 국회의원 선거 이후로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총선 기간에는 입법 활동보다 선거전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총선이 끝나도 새 국회 구성에 시간이 걸려 빨라도 6월은 돼야 입법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부 입법 과제 중 한시적 대책이 많아 입법이 늦어지면 정책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2023년 경방'에 포함됐던 입법 과제의 경우도 많은 수가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발법)은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잠자고 있다. 한계 대학의 구조 개혁과 청산을 지원하는 내용의 사립대학구조개선지원법도 좌초 중이다.
정부안을 확정하지 못한 법안도 있다. 노동개혁의 핵심 과제인 근로시간 제도 유연화는 69시간 논란만 불러일으킨 채 답보를 거듭하고 있다.
정부는 낙관적 주장만 반복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경방 내 입법 과제) 대부분이 민생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여야 관계없이 협조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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