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주춤하자 하이브리드 내세운 日...현대차·기아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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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기자
입력 2024-01-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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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동남아 시장서 치열한 접전

최근 들어 전기차 시장이 주춤한 사이 일본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내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자동차들이 선전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해 동남아 시장에서의 일본차 반격이 거세지면서 우리나라 자동차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는 일본 기업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4조엔(약 35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2024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5% 증가한 4조5000억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기존 예상치보다 1조5000억엔(약 13조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호실적에는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난 개선에 따른 생산량 증가와 엔화 약세 효과가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하이브리드가 주된 요인이다. 경쟁사들이 전기차 생산에 집중할 때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에 집중해왔다. 작년 도요타 전체 신차 판매 중 하이브리드 비중이 35%에 달하는 반면 전기차 판매량은 1.1%에 그쳤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집중하고 있는 전기차는 높은 가격과 불편한 충전, 화재 사고 등으로 최근 판매가 주춤하는 추세다. 반면 하이브리드 차량을 찾는 소비자는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안전성에 대한 불안함과 미흡한 충전 인프라 때문에 대안으로 하이브리드 구매 비중이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에 미국과 아세안 시장에서 우리나라 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가 작년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대 연간 판매기록을 달성한 가운데 일본 업체들은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이를 뛰어넘은 기록을 달성 중이다. 도요타는 작년 미국시장에서 전년보다 7% 늘어난 224만대를 판매했다. 이는 현대·기아차의 합계(158만3646대)보다 더 많은 수치다. 혼다와 닛산 등 다른 일본 업체를 더할 경우 3배 가까이 판매량 차이를 보인다.

특히 동남아 시장을 두고 일본차와 한국차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일본차는 동남아 시장에서 점유율 절반 이상에 육박할 정도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중국 철수를 결정한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가 올해 하이브리드 생산 기지를 태국에 두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며 하이브리드를 내세워 동남아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22년 15만대 규모의 인도네시아 완성차 공장을 완성했고, 작년 싱가포르에 글로벌 혁신 센터를 가동하며 일본 자동차의 대규모 투자 등에 맞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아세안 시장이 포스트 차이나 시대를 위한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만큼 이곳에서 한국과 일본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도요타코리아 7인승 SUV 하이랜더 사진도요타코리아
도요타코리아 7인승 SUV 하이랜더 [사진=도요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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