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새롬의 하이부동산] 포스코·현대·롯데·두산…국내 건설사 '마천루 경쟁'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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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롬 기자
입력 2024-01-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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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천루(摩天樓)', 'Skyscraper' 등 초고층 빌딩을 뜻하는 단어는 '하늘에 닿을 듯하다' '하늘을 긁어내는 듯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세계 최초의 마천루로 불린 건물은 1885년 미국 시카고에 들어선 높이 60m, 10층짜리 '홈인슈어런스빌딩(Home Insurance)'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삼성물산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지난 2009년 지은 '부르즈할리파'로 163층, 828m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16년 롯데월드타워 완공으로 '100층 시대'가 열리며 메이저 건설사들 간 '초고층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가 규정한 초고층 빌딩 기준(지상 50층 혹은 200m 이상)을 충족하는 빌딩은 국내에만 약 80곳에 이른다. 
 
국내 최고층 빌딩은 '554m' 롯데월드타워...해운대 엘시티·여의도 파크원 뒤이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물산 제공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물산]

10일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 집계(1월 1일 기준)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롯데건설이 2016년 12월 완공한 잠실 롯데월드타워(554m, 123층)다. 세계에서 6번째로 높은 건물이기도 하다. 이후 포스코이앤씨가 2019년 준공한 부산 해운대구 'LCT 더샵 랜드마크 타워'가 411m, 101층으로 국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3, 4위도 마찬가지로 포스코이앤씨의 'LCT 더샵 레지던셜 타워 A, B'로 각각 339m·85층, 333m·85층에 이른다. 5위는 포스코이앤씨와 삼성물산이 컨소시엄으로 2020년 준공한 여의도 파크원 타워1(321m, 67층)이다. 

'국내 초고층 랜드마크 시공사' 타이틀은 롯데건설이 가져갔지만, 국내 200m 이상 초고층 건축물을 가장 많이 지은 건설사는 포스코이앤씨다. 해운대 엘시티뿐 아니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포스코타워(305m, 68층)도 2011년 준공했다. 포스코타워는 현재 국내에서 여섯번째로 높은 건물이다. 포스코이앤씨가 지은 초고층 건축물은 이밖에도 동탄 메트로폴리스, 인천 더 퍼스트월드타워1~4 등 14곳으로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많다. 2위는 두산건설로, 해운대 마린시티의 위브더제니스타워A(300m, 80층)를 비롯해 고양 일산두산위브더제니스 등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11곳을 지었다. 

부르즈할리파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118까지 세계 1,2위 초고층 타워를 시공한 삼성물산은 국내에서는 현대건설과 3~4위를 다투고 있다. 삼성물산은 파크원타워와 타워팰리스·삼성전자 서초사옥 등, 현대건설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와 목동 하이페리온 타워, 송도 이진베이시티타워 1·2·3 등 각각 7곳을 건설했다. 이밖에 대형건설사가 지은 곳으로는 대우건설의 송도 아트윈I·II(247m, 72층), DL이앤씨의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타워(200m, 49층), HDC현대산업개발의 해운대 아이파크 마리나 타워2(292m, 72층) 등이 있다. 

국내 초고층 건축물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곳은 서울이 아닌 부산이다. 200m 이상 건물이 총 25곳에 달하며 국내 초고층 건물 상위 10곳 중 6곳이 전부 부산에 있다. 초고층 건물 대부분이 해운대 바닷가 일대에 들어서 '오션뷰'를 자랑한다. 부산 다음으로는 서울(21곳), 고양(14곳), 인천(9곳), 동탄(4곳) 등의 순이다. 

이명식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 회장(동국대 건축학부 교수)은 "높이의 경쟁뿐만 아니라 경제성 관점에서 최적의 초고층 높이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특색 있고 스토리 있는 건물이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는 초고층 빌딩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엘시티 더샵 전경 사진 제공  포스코이앤씨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엘시티 더샵' 전경. [사진=포스코이앤씨]
 
1위 노리던 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초고층 추진은 답보 상태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이을 향후 국내 최고 마천루는 어떤 건설사가 짓게 될까. 이곳을 제치고 최고층 빌딩 타이틀을 얻기 위한 경쟁은 치열했지만 막상 초고층 건립 현실화에는 난항을 겪고 있다. 지금까지 초고층 건축계획이 발표된 곳으로는 △현대건설의 강남구 삼성동 '현대글로벌비즈니스센터'(560m, 105층) △송도국제도시 랜드마크시티 '인천타워'(610m, 151층) △용산 국제업무지구 '드림타워'(665m, 150층)' 등이 있다. 

18년째 건립 논의만 이어진 인천타워는 인천시 내 반대 목소리가 커지며 기존 151층 계획에서 103층으로 낮춰 재추진하려는 분위기다. 용산국제업무지구 150층 초고층 빌딩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007년부터 조성 계획을 밝혀왔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개발규제, 주민 반대 등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해졌다.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사업도 지난 2020년 5월 첫 삽을 떴지만 초고층 설계 변경안이 확정되지 않으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448m 전망타워와 복합시설을 짓는 '인천 청라시티타워' 개발사업도 당초 2009년 착공을 목표로 추진됐으나 지난해 사업비 증액 문제로 시행자였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협약을 해지하며 사업이 사실상 멈춘 상태다.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조감도 사진서울시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조감도 [사진=서울시]
 
공사비 치솟는데 초고층 계획 우후죽순…"상징성 높지만 골치 아파"
최근에는 서울시 건축물 높이 규제 완화로 5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 개발 계획이 앞다퉈 나오면서 공사비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49층까지만 고층 건축물로 분류되지만 50층부터는 초고층 건축물로 분류돼 착공 전 각종 건축 인허가 기간이 길어질 뿐만 아니라 공사기간과 공사비도 훌쩍 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초고층 랜드마크 아파트 건설에 대해 부정적 시선도 존재한다. 올 하반기 시공사 선정을 앞둔 압구정특별계획구역2~5구역(50층 내외)과 성수전략정비구역(70~80층)을 비롯해 여의도와 송파구 재건축 단지들도 70층에 달하는 건축계획을 추진 중이다. 

원자재 가격, 인건비 상승 등으로 공사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초고층 설계와 건축을 할 경우 사업비가 크게 오르기 때문이다. 초고층 건축물은 건축물 안전영향평가 대상이 돼 49층보다 착공 전 심의 기간이 길어진다. 또 100m 이상 또는 30층 이상이면 소방성능 관련 협의 등에도 6개월 정도 걸린다. 초고층 재난관리법에 따라 30개 층마다 대피층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며 초고강도 콘크리트로 시공해야 한다. 고층일수록 지진, 바람 등 재난에 취약할 확률이 높아 구조안정성 보강을 위해 지하층을 더 깊게 파고 특수구조물도 설치해야 한다. 

일례로 지난 2016년 해운대 엘시티 공사비가 3.3㎡당 737만원으로, 당시 20층대 아파트 건축비 대비 두 배 수준이었다. 이명식 회장은 "100층 정도의 건물은 5년 정도 소요되고 공사비 중 골조공사비, 커튼월공사비, 엘리베이터공사비가 일반 건물보다 2배 이상 소요된다"며 "150층 빌딩의 경우 5조2907억원의 공사비가 발생되던 건물이 90층 수준으로만 조정해도 절반 수준인 2조8462억원으로 줄어든다. 만일 60층 높이의 초고층 건물로 계획한다면 3조5578억원이 절감돼 비슷한 규모 건물 3개동으로 건설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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