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 내정자는 이날 경기 성남 카카오아지트에서 첫 번째 임직원 대화(크루톡)를 진행했다. 주제는 ‘기업문화’였다. 최근 사회 전반에서 카카오 기업문화가 큰 지적을 받은 만큼 가장 잘못된 부분부터 풀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정 내정자는 2월 초순까지 직원 1000명을 만난다. 세부 주제는 기업문화 외에도 △인공지능(AI) 시대의 카카오 △기술 주도권(이니셔티브) △현 사업·서비스의 방향성 △공동체 의사 결정 장치(거버넌스) △인사 제도 △일하는 방식 등 7개로 나눴다.
직원들은 원하는 주제에 참여할 수 있다. 중복 참여도 가능하다. 일부 대담에는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도 참석한다.
이날 정 내정자 행보는 경영진도 소통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변화의 시작점인 셈이다.
이런 과정은 AI 중심의 기업 정체성을 정립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정 내정자는 앞서 카카오벤처스 대표로 재직할 당시 AI, 로봇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대한 다양한 투자를 주도하며 관련 이해도를 높여왔다. 크루톡을 통해 경영진이 실현하려는 AI 발전 방향과 직원들의 현실적 고려 사안을 모두 들으면 적절한 타협점을 도출할 수 있다.
크루톡에서 거론된 내용은 정신아표 ‘카카오 경영쇄신’의 초석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정 내정자가 3월 취임과 동시에 즉각적으로 쇄신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역시 올해 내로 조직 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것을 지속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이를 위한 기초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 2일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를 기존 4인 총괄대표에서 김 위원장, 정 내정자 공동의장으로 체제로 전환했다. 김 내정자가 다시 전면에 나서 카카오그룹 전반을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조만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교체와 임원 인사를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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