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전 직원에 플랫폼 강화를 재차 강조했다. 기존 전략 방향을 그대로 가져가되 올해는 속도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이통사 전통 사업인 통신 부문 수익성이 정체된 가운데 비통신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낼지 주목된다.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황 대표는 지난 11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올 1분기 임직원 워크숍을 열고 "기존 사업 전략은 가져가되 고객경험(CX), 디지털전환(DX), 플랫폼으로 구성되는 세 가지 전략을 바탕으로 올해를 승부처로 생각하고 빠르게 전략을 실행해 나가자"고 말했다.
신년사에 이어 다시 한번 중장기 성장전략의 방향성을 되짚은 것이다. 황 대표는 지난 2일 신년사에서도 CX를 비롯한 3대 전략을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황 대표가 강조하는 3대 전략은 그가 제시한 중장기 성장전략 '유플러스 3.0'이 진화한 것이다. 그는 앞서 2022년 9월 신사업 중장기 성장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플랫폼 사업 전환을 핵심으로 하는 유플러스 3.0 시대를 열겠다고 선포했다. LG유플러스는 황 대표 기조에 맞춰 뉴스 플랫폼 '유플러스 뉴스', 반려동물 서비스 플랫폼 '포동', 초개인화 통신라이프 플랫폼 '너겟' 등을 잇달아 출시했다.
특히 신사업이자 아직은 미지의 영역으로 꼽히는 사물인터넷(IoT)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실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초부터 현대차그룹의 제네시스 등 현대·기아차 전 차종에 무선통신회선을 제공하면서 IoT 가입자가 큰 폭으로 성장했다. 그 결과 LG유플러스는 지난해 9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무선가입자 2위로 등극했다.
황 대표는 신년사에서 "2024년 저성장이 이어지고 경쟁 강도가 심화하는 등 경영 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CX혁신과 플랫폼 사업 성공이 DX 역량에 좌우되는 만큼, 올해는 DX 수준을 높여 성과로 이어지게 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황 대표의 전략이 추후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판단한다. 현재 IoT 시장은 수익화 방식이 아직 뚜렷하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IoT 분야는 통신업의 신흥 시장이란 평가다.
다만 증권가에선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다. 무선가입자 증가 외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1일 LG유플러스에 대한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1조700억원(2023년 1조500억원·예상치)으로 내다보며 성장세 둔화를 예상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낮은 가입자당 평균매출(APRU)의 IoT 회선이 많아 매출 기여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통신 본업의 성장성 둔화를 신사업으로 타개할지, 시너지가 크지 않은 신사업에 대한 도전을 줄여 수익성을 회복할지 전략적 선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신증권도 "무선 전체 점유율 자체는 늘었지만 휴대폰 대비 가입자당 ARPU가 낮아 수익 기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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