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1월 15~19일) 중국 증시는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비롯해 소비·생산·투자 등 경제지표 발표를 앞둔 가운데, 인민은행의 추가 통화 완화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13일 대만 16대 총통 선거에서 친미 반중 성향의 민진당이 승리하면서 이에 따른 중국의 반응도 주목할 포인트다.
지난주 중국 증시는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당국자의 통화 완화 가능성 시사에도 불구하고 중국 수출입·물가 지표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상하이종합 2900선이 무너지는 등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직전주보다 1.54% 하락한 2881.98로 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선전성분과 창업판 지수 주간 낙폭은 각각 -1.32%, -0.81%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주 외국인은 후강퉁·선강퉁을 통해 중국 본토 증시에서 모두 24억3900만 위안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상하이·선전 증시에서 각각 5억6500만 위안, 18억7500만 위안어치 씩이다.
이번주 중국 증시 하이라이트는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및 지난해 전체 GDP 수치다.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중국의 지난해 4분기 GDP 증가율을 5.3%로 전망해 5%대로 재진입할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의 지난해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1분기 4.5%, 2분기 6.3%, 3분기 4.9%를 기록했다. 이로써 중국의 지난해 연간 GDP 성장률은 5.3%로, 중국 정부 목표치인 5% 안팎을 웃돌 것으로 앞서 중국 정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내다봤다.
이날 GDP와 함께 중국의 지난달 소비, 생산, 투자 등 실물경제 지표도 발표된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12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11%로, 전달(10.1%)보다 상승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12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6.3%로 전달(6.6%)보다 다소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1~12월 고정자산투자 누적증가율은 3%로, 1~11월 2.9%보다 소폭 오를 전망이다.
엇갈린 경제지표는 그만큼 중국 경기 회복세가 불확실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의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무게가 쏠린다.
중국 상하이증권보 등은 15일 7790억 위안어치 1년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만기가 도래한다며, 인민은행이 정책금리인 MLF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말 주요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인하해 통화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데다가, 몇 달째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하락) 압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 경제의 안정적 성장 신호를 보내고 경제 자신감을 살려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로이터가 35명의 트레이더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중 과반수가 넘는 19명(54.3%)이 인민은행이 이번주 MLF 입찰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마지막으로 MLF 금리를 인하한 것은 지난해 8월이다. 당시 인하 폭은 15bp(1bp=0.01%포인트)로, 현재 MLF 금리는 2.5%로 맞춰져 있다. 30명(85.7%)의 응답자는 만기 도래 물량보다 더 많은 유동성을 롤오버(채무상환 연장)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MLF 금리가 낮아지면 오는 22일 인민은행이 발표하는 1년물 대출우대금리(LPR 금리)도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 MLF 금리와 연동된 1년물 LPR은 신용대출·기업대출 등 금리 산정의 지표가 돼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현재 1년물 LPR 금리는 3.45%로, 지난해 8월 10bp 소폭 인하 이후 넉 달째 동결 상태다.
일각에선 연초 정부 채권 조기 발행과 은행 신규대출 발행 증가를 위해 은행권 지급준비율이 인하될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낮춘 것은 지난해 9월이 마지막이다.
한편, 13일 대만 16대 총통 선거에서는 친미·반중 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됐다. 라이 당선자는 그간 중국 정부가 '양안 평화 파괴자'라고 비난해 온 인물이다. 선거 직전까지도 중국 정부는 양안 대립을 촉발하는 위험 인물이라는 점을 인식해 대만인이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압박하며 군사·경제적 위협 수위를 높여왔다. 시장은 중국이 대만 대선 이후 외교·경제·군사 방면에서 대만에 압박 전술을 전개해 양안 갈등이 고조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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