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저가 공세에 국내 이커머스가 반격에 나섰다. 1000원에서 1만원 이하의 '초저가’로 무장한 대륙 이커머스에 맞불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새해를 맞아 590원부터 패션 아이템을 선보이는 초저가 상시 패션 기획관 ‘59샵’을 오픈했다. 59샵에는 590원, 5900원 등 초저가 패션 아이템을 비롯해 50% 이상 파격 할인하는 의류·잡화류 160여개를 선보인다.
위메프도 최근 1만원 이하 특가 패션상품을 선보이는 전문관 ‘99샵’을 신설하고 초저가 패션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매일 990원의 상품을 추천하고 9900원 이하 패션·잡화 상품 600여개를 추천한다.
11번가는 지난해 9월부터 1만원 미만의 가격대의 상품을 모아 판매하는 ‘9900샵’을 열고 가성비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국내 이커머스 업체가 잇따라 파격적인 가격 할인 정책을 내놓은 것은 초저가로 무장한 중국 쇼핑 앱의 독주를 막기 위함이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2018년 국내에 첫 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는 ‘천원마트’, ‘꽁돈대첩’ 등의 코너에서 1만원 미만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테무 역시 ‘번개특가’ 등을 내걸고 대부분 1만원 미만대의 상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일부 제품은 한국에서 결코 살 수 없는 가격인 ‘몇백 원’ 단위인 경우도 많다.
특히 이들은 초저가 상품 외에도 무료배송, 무료반품은 물론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다양한 간편 결제 서비스도 제공해 국내 시장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다.
실제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서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앱 1위는 알리익스프레스였다. 월평균 371만명 늘어 지난 11월 사용자 수만 707만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세라면 올 상반기 중 쿠팡에 이어 이커머스 사용자 수 2위에 오를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국내에서 테무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 자회사인 테무는 지난해 7월 한국 시장에 진출해 두 달 만에 100만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모으고 현재는 월평균 사용자 354만명을 확보했다. 2024년 1월 10일 기준 아이폰 앱스토어 무료 앱 인기 1위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이외에도 중국 패스트패션 플랫폼 쉬인도 국내 시장 앱 다운로드 성장 순위(1~11월)에서 5위에 자리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이커머스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국내 고물가 흐름과 맞물리며 국내 이커머스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며 “초저가 경쟁을 통해 시장을 방어하는 것도 좋지만, 수익성 등 장기적인 상황을 고려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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