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역동적이고 지속가능한 자유시장경제를 위해 자유로운 경제 의지를 과도하게 위축시키는 부담금은 과감하게 없애나가야 한다"면서 "현재 91개의 부담금을 전면 개편해 주기 바란다"고 기획재정부에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국민과 기업의 부담을 실제로 덜어드리려면, 91개에 달하는 현행 부담금을 전수조사해서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부담금은 공익사업경비를 그 사업에 이해관계를 가진 특정 사람들에게 부담시키기 위해 과하는 공법상의 금전급여의무를 뜻한다. 개발제한구역 보전 부담금, 공공시설 설치비용 부담금, 물 이용 부담금, 재건축부담금, 폐기물 처분 부담금 등이다.
조세와 다른 개념으로, 일반 국민들의 조세 부담은 완화시키고 이익을 향유하는 이들의 부담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환경 오염을 막거나 국민 건강을 증진하는 긍정적인 부담금도 물론 있지만, '준조세'나 '그림자 조세'로 악용되는 부담금이 도처에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는 조세를 통해 비용을 조달하고, 이를 집행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행위에 대해 예외적으로 부과하는 것이 부담금이지, 재원 조달이 용이하다는 이유로 부담금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오는 27일부터 사업주의 근로자 안전관리 책임을 보다 강화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되는 것에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다. 처벌은 우리 헌법 원칙상 분명한 책임주의에 입각해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라며 "중소기업의 현실적 여건을 감안할 때 시간을 더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분양가상한제 주택 실거주 의무 폐지,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위한 산업은행법 등도 국회가 처리해야 할 문제로 언급했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미등록 경로당의 열악한 상황을 언급하고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지자체가 협력해 미등록 경로당을 조속히 전수 파악하여 실효성 있는 지원 대책을 강구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어려운 이웃들을 먼저 찾아가고 미리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복지정책을 펼치는 올바른 자세"라면서 "정부의 손길이 닿지 않는 사회적 약자들을 찾아내서 더 두텁게 보호하는 것이 '약자복지'의 핵심"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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