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넘어선 연말·연시 물동량...항공·해운 1분기 깜짝 실적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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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란 기자
입력 2024-01-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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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와 연초 글로벌 물동량이 연평균 증가율의 3배를 넘어서면서 올해 1분기 항공사와 해운사의 화물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에즈운하 관문인 홍해 지역 불안 고조로 배송 기간을 조금이라도 앞당기려는 화주들이 많아져 운임이 증가한 영향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적선사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85% 증가한 259만1736TEU(1TEU는 20피트 분량 컨테이너 1대분)를 기록했다. 이는 연평균(2023년 1~11월) 증가율인 3.5%를 크게 웃돈 수치다. 

같은 기간 항공화물의 증가율은 14.7% 증가한 37만990톤(t)을 기록했다. 국내 항공화물 점유율의 70%가량을 차지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11월 합계는 21만6245t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11.63%가 증가했다.

글로벌 물동량 증가세는 홍해 수에즈 운하 통제로 인해 1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분쟁 시작 이후 예멘 후티 반군은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며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잇따라 공격해 왔다.

이 때문에 현재 화주들은 2~3월 물량을 미리 보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선사들이 수에즈 운하 통행을 포기하고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는데, 애초 도착일보다 보름 이상 길어지고 있는 영향이다.

그만큼 배송비와 배송 기간이 길어져 해상운임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206.03으로 전주(1896.65) 대비 16% 넘게 올랐다. 이는 2022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이며, 지난달 15일(1093.52)에 비해선 2배 넘게 올랐다.

통상 1월은 중국 춘절 장기연휴를 앞두고 물량이 집중되는 시기인 데다 연초 성수기와 겹치며 원양항로의 선복난(화물량에 비해 배에 싣는 면적의 부족화)이 심화해 운임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해상운송 병목현상은 해운업계뿐만 아니라 항공업계에도 호재다. 항공화물을 대안으로 찾는 화주가 늘면서 동반상승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향후 급격한 수요 발생이 있을 수 있어 각 항공사들은 이를 대비하기 위해 추가 화물기를 마련할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난해 8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는 홍콩-북미 노선 항공화물운임지수(TAC)가 올 1분기에도 상승세를 보일 수 있는 것도 항공 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다. 

업계에서는 지금의 분위기라면 HMM과 대한항공이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30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90.22% 줄어든 수치지만 한국투자증권 등은 홍해 사태로 HMM의 1분기 이익 개선이 이뤄지며 컨센서스를 상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특히 대한항공이 올 1분기 화물사업 매출이 큰 폭 증가하며 수익 반등이 본격화할 경우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의 화물 부문 매출 비중은 전체의 24%에 달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22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68% 증가한 수치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홍해~수에즈운하 지역의 통행 제약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전망돼 해운 운임의 급등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올 1분기엔 컨테이너 및 항공 화물 등 물류 전반에 걸쳐 운임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4600TEU급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4600TEU급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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