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신문 "한국은 이선균 비롯 연예인에 '높은 도덕성 요구'"

지난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고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서 발표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2024.01.12 [사진=유대길 기자 [e-mail]]

프랑스 한 신문이 스스로 세상을 등진 고(故) 이선균을 조명하며 "한국 사회가 연예인 등 공인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14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고 이선균을 '영화 '기생충'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이'라고 칭했다. 또 그가 마약 투약 혐의를 받아 억울함을 호소했으며, 정밀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는데도 경찰 조사 시 언론의 집중 취재 대상이 된 점을 설명했다. 

그가 받았던 19시간에 걸친 3차 조사도 언급하며 "그의 죽음을 계기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등 영화계 주요 인사들이 고인의 이름으로 예술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 죽음은 많은 이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베라시옹은 한국에서 이런 사건이 오랫동안 누적돼 왔다고 짚으면서 지난해 사망한 아이돌 가수 문빈 등도 함께 언급했다.

프랑스 영화사 전공인 앙투안 코폴라 성균관대 교수는 리베라시옹을 통해 "프랑스인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한국에서) 공인은 오래 전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책무를 갖고 있다. 공적인 것은 모두 사회 도그마에 부합해야 한다는 일종의 청교도주의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인의 경력이 도덕성의 제단에서 산산조각 났다"면서 영화 '아가씨'로 최고의 주가를 달리던 배우 김민희가 유부남 감독인 홍상수와 불륜이 터지면서 해당 감독의 영화에서만 연기하고 있는 사례를 들기도 했다.

마약 투약 혐의로 작년 10월부터 경찰 수사를 받던 이선균은 그 해 12월 27일 세상을 등졌다. 이후 지난 12일 29개 문화예술 단체가 모여 결성한 문화예술인 연대회의가 그의 죽음을 마주하며 예술인들의 요구 사항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