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CEO 직속으로 안전보건센터를 신설하고 인력을 채용 중이다. 관련 업무는 본래 사내 피플부스터팀(인사팀)에서 진행했지만, 이번에 독립 부서로 재편됐다.
안전보건센터는 사내 임직원을 비롯해 협력사·자회사·플랫폼 종사자 대상 관계 법령을 준수하고 안전·보건 관련 제도를 기획·운영한다. 먼저 건강증진 캠페인 기획·운영, 화학물질 관리 등 사내 보건관리·산업안전 관련 업무와 사내 현장점검 프로세스 수립 업무 등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보건·안전 역량 강화에 나선다. 적용 대상은 자회사·협력사는 물론 플랫폼 종사자 전반으로 순차적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플랫폼 기반 사업을 하는 회사 특성상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을 활용해 근무하는 노동자가 많다. 택시기사를 비롯해 대리운전 기사, 퀵·도보배송 기사 등이 해당된다. 그간 택시단체와 대리운전기사 단체 등에서는 회사 측에 플랫폼으로서 종사자들과 상생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CEO 직속 센터 설립으로 중장기적으로 이러한 움직임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실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11월 택시단체들 간담회에서 "모빌리티 종사자들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종사자 업무 환경 개선, 택시기사 의료생계 안심지원 등의 여러 상생 협력 활동도 더욱 다양하게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움직임은 카카오 공동체 전반에서 시행하는 경영 쇄신과도 맞닿는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올해 김범수 창업자와 정신아 대표 내정자를 공동 의장으로 내세워 CA협의체를 재편하며 계열사 전반에 대한 쇄신 작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핵심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이러한 쇄신 분위기에서 예외가 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는 4월 수수료를 낮춘 가맹택시 신규 상품을 선보이고, 다른 택시 플랫폼에 카카오T 플랫폼을 개방하는 등 여러 변경 사항을 앞서 발표했다. 이들 쇄신안은 택시기사 등 플랫폼 종사자들과의 상생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센터 설립으로 앞으로 더 다양한 상생 정책이 나올 전망이다. 카카오 쇄신의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가 '상생'이니만큼 카카오모빌리티 행보도 이와 연관 지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회사 성장에 따라 임직원의 안전과 보건에 대한 관리가 더욱 중요한 요소로 부각됐다"며 "신규 조직 신설을 통해 안전·보건 관련 업무를 체계화하고 내부 체계를 고도화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3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류 대표의 교체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체 쇄신안을 내놓고 택시업계와 합의안 도출에도 성공한 만큼 연임 가능성도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CEO 자리를 지킬 경우 2022년에 이은 두 번째 연임이 된다.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는 "가맹택시 사업 '매출 부풀리기' 의혹 등이 불거질 때는 교체 가능성도 곳곳에서 제기됐지만, 그래도 택시업계와 논의해 개선안을 마련한 이후 당시보다는 유임 쪽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