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서비스 업황과 경영 실적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관측에도,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통신사 주식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최근 통신서비스·네트워크장비 분야 분석 보고서를 통해 통신서비스 종목 투자 비중을 줄이고 통신장비 투자 종목을 늘리라고 조언했다. 올해 통신 3사 모두 이익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 주주 배당금을 동결한 채 2025년부터는 차세대 이동통신망 장비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5G (가입자 순증의) 수혜 마무리 국면으로 매출 성장 한계에 봉착했고 마케팅 비용을 추가로 줄이기 어려운 데다가 주파수 할당, 물가 상승 여파에 따른 영업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며 "이익 성장 동력이 없어 기대배당수익률 외엔 (종목 선택 기준으로) 볼 것이 없다"고 평했다.
김 연구원은 다른 기업 분석 보고서를 통해 KT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 불리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 매도'를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올해 KT 주가가 4만원으로 올라갈 일이 없다며 "KT 주식을 하루라도 빨리 처분하는 것이 낫다"고까지 권했다. 최근 KT 주가는 3만3000원 수준이다.
그런데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코스피 상장사 명단 상위권에 국내 이동통신 3사가 포진해 있다. 외국인 지분율만 놓고 볼 때 덩치가 작고 보유 한도 규제가 없는 2종목(락앤락·유니퀘스트)이 공동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보유 한도 규제를 감안하면 3위가 KT, 4위가 SKT, 6위가 LG유플러스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이들 '기간통신사업자'에 대한 외국인의 주식 보유 한도는 발행주식의 49% 이하로 제한돼 있다. 통신사 주식이 100개 발행되면 그중 49개만 외국인이 살 수 있다는 뜻이다. 16일 기준 이통 3사의 외국인 지분율은 KT가 42.90%, SKT가 41.18%, LG유플러스가 38.47%다. 외국인이 살 수 있는 각사 주식의 87.55%, 84.04%, 78.51%만큼을 이미 갖고 있는 셈이다.
월별 마지막 거래일 기준으로 보면 SKT·KT의 외국인 지분율은 작년 상반기에 감소했다가 하반기 들어서 다시 서서히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1년 전보다 미세하게 늘어난 상태다. 주가가 부진한 KT를 비롯해 이통 3사를 완전히 '손절'하려는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